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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네카 Aug 31. 2021

타인의 불행을 안줏거리로 삼는 자들

   지인 중 한명은 남의 불행을 자주 언급한다. 이 코로나에 자영업자들에 비하면 다행이지, 이 시국에 취업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둥. 자신은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기 전에 결혼했으니 망정이지 지금 상황을 봐라는 등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사례들을 늘어놓는다.

 

   누군가의 불행을 안주거리로 삼아 취하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맨정신으론 살아가기 벅찬 세상이기에. 자신보다 뒤쳐져 있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안정감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이전부터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아무 말 없이 넘겨버렸다. 다들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 긴장감이 조성된 분위기에 휩싸이는 게 싫었다.


   친구의 말엔 진심 어린 공감이 아닌 값싼 동정만이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진심으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며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 자신의 안전과 안정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


   타인의 잘못된 태도나 행동은 직접 마주하긴 불편하지만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거나 공감하려 노력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게 귀찮아서 그냥 동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현재의 나를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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