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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Oct 13. 2024

Just see the world.

나에게 비행을 한다는 것은...

주변에서 '손녀가 대형항공사 승무원에 합격해 첫 월급을 타서 부모님께 선물을 했다.'는 자랑을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어 생각이 과거로 흘러갔다.


나의 첫 번째 직업은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오래된 얘기가 되어서,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하기가 쉽지 않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장면들이 있다.

게다가 꿈에서는 아직도 비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 설명이 잘 되는 공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혹자는 승무원을 '비행기에서 밥 주는 사람'이라고 비하하기도 하고, 나 역시도 중력이 낮은 공간에서 근력이 약한 20대 여성에게 주어지는 노동 강도가 꽤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곱게 자란 친구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았다.


일상적 상황에서는 식사제공이 승객들에게 보이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다소 맞는 말 같지만, 아주 적은 확률이라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활동 또한 병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언제인가 지인에게 "승무원으로 많은 나라를 돌아다녀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관광하는 정도이지, 그 나라의 문화나 사고방식을 깊이 있게 모른다. 각 나라 대표 문학작품을 통해 작가의 사고관을 이해하거나, 역사를 공부하거나 현지인 친구를 사귀며 대화를 해봐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얘기했더니, 지인이 나의 말을 대중에게 강의하고 다녔다. 그래서 '승무원보다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자기가 더 낫다.'는 말이었다. 겉 포장은 '취업이 안되어도 비관하지 말라.'는 동기 부여인 것 같았는데, 이런 식의 비교는 그 자리에 앉아있던 나의 귀에 아주 거슬렸다. (하... 자기를 돋보이게 하는데 써먹다니...)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이 말은 인간의 입장이 아니라 신의 입장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인간은 보다 편한 일,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자기 이상을 좇아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냐.'이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16장 7절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했던 말을 수정해야겠다.

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 역시도 승무원이었을 때는 이 말을 더 많이 깨닫지 못하고, 더 알고 싶은데 쉬는 날 공부하고 연구하지 못해서 과연 내가 보고 체험한 것들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졌었다.


내가 직접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이 기억에 남아 인생을 깨닫는데 큰 도움을 준다.

큰 세상을 보니 생각의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면도 갖추게 된 것은 일반적인 얘기이다.

(다양성만 있고 자기 주관이 없으면 난잡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이고, <차원>이었다.


누구나 비행기 창문을 통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를 내려다보면 '아! 내가 저기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살고 있구나!'하고 생각하기도 하고, 하늘을 날며 '세상이 이렇게 넓구나!'하기도 하고, 인간의 기술력에 감탄을 하기도 할 것이다.


나의 경우는 육신의 위치가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오듯 생각을 나의 차원이 아닌 <신의 차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의 생각을 깨닫게 위해 노력한 것, 그리고 희박하지만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이기에 늘 <도우심>을 느끼며 마음으로 부르고 함께하며 비행했다는 것이다.


독특한 환경의 조직문화에서 오는 외로움, 시기, 질투, 무리지음 등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늘 善의 편(당신이 생각하는 '착함'과 개념과 범주가 다를 수 있다. 정확한 표현은 하나님의 의 편이 맞겠다.)에 서려고 노력했고, 나의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직장 동료들은 나에게 '운이 좋다.'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정말 하나님이(예수님이) 모 승무원 한 명을 돕기 위해 바람을 일으키고(가벼운 난기류가 일면 서비스 흐름이 일시정지가 되어 침착함과 평정심을 얻게 된다.) 비행기를 잡아주고(Hard landing : 균형을 잃어 날개가 활주로 바닥을 칠 정도였다), 때로는 폭풍우가 치는 곳에서 빼내주신다(갑작스런 그리고 이유없는 스케줄 변경)는 것을...

(모승무원은 당신도 될 수 있다.)


연륜이 더해지니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세계를 보며, 나라를 보며, 사람을 보며 '그래서 이렇게 여기까지 왔구나.'가 깨달아졌다. 또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가 느껴진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아도 말해 주고 싶은 것이 많은데, '도무지 깨닫기 힘들 것 같아서, 혹은 오히려 나를 공격할까봐' 말해주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하나님은 오죽하실까. 그러나 신은 정말이지 입이 무거우시다.


그러나 이제는 용기를 내어 은혜를 갚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마음을 먹은 지 오래되었지만 소심한 나는 아직도 한걸음 한걸음이다. '더디 가더라도 온전한 방향으로만 가자.'가 나의 모토가 되었다.


어느날 꿈에서 깨어나기 직전

내 앞에 어떤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오직 의지할 것은 내가 의지할 신과 한 배에 탔다는 것이다.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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