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사위들이 보는 한국 부모의 모습
우리는 2주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약 2-3개월 정도 한국에 머물다 다시 장기 출장을 떠나야 한다. 아마 연말은 유럽 크리스마켓 어딘가의 모습을 글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여튼 한국을 들어오면 각종 준비들, 미뤄놨던 예약들, 건강 검진, 모임 등 여러가지 일로 바쁘게 지내다 간다. 한국에 있어도 서로 바빠 얼굴 못 볼때가 많지만, 이상하게 한국 왔다고 하면 얼굴도 보고 안부도 물어야 할 것 같은 이상한 마음들이 든다. (그만큼 거리의 물리감이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많아서인걸까.)
여튼 요전날 남편이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 모임에 다녀왔는데, 갔다 와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 모임 사람들의 나이가 우리와 얼추 비슷하다 보니, 1-2년 사이로 각자의 짝을 찾아 결혼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외국인 사위들이 한국인 장모님의 love & hate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모양이다. 그들이 나눈 이야기의 공통점이 재미있어서 몇 가지 적어본다.
1. 우리 장모님은 "집"을 좋아해
다들 결혼 전부터 집은 남자쪽에서 마련해서 와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나보다. 우리집 반려인도 똑같은 이슈에 부딪혀 한두달간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부모님께 이야기 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 난 사실 집은 서로가 힘을 합쳐서 공동의 집으로 구매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작년쯤부터 미국의 이자율이 너무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first buyer들은 시간을 좀 두고 구매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딸이 외지에 가서 편안하게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긴 하겠지만, 부모님들은 강력하게 집 선구매 후 결혼을 많이 이야기들 하시는 것 같다. 여튼 집에 몰빵해서 모든 캐쉬를 다 쏟아붓는건 지극히 한국적 마인드니, 외국인 사위눈에는 이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2. 금을 선물해줘 (Gold = love)
우리 남편은 한국 올 때 마다 우리 엄마가 금팔찌며 목걸이며 하나씩 선물을 해주시는데, 난 정말 몰랐다. 이게 한국 어머니들의 공통점인줄 하하. 외국인 사위들 중에 장모님이 주는 금팔찌, 금목걸이가 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한국 장모님의 사랑 = 금 인 것인지, 남편은 엄마가 잊어버리지 말라고 팔찌와 반지에 이름까지 새겨주는 정성스러운 금붙이들을 잔뜩 몸에 지니고 있다.
3. 간섭이 심해! (They are stepping into our marriage life too much!)
이건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리라. 많은 외국인 사위들이 한국인 장모의 간섭에 love & hate을 느끼는 것 같다. 한국인 엄마들은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갖고 오기도 하고, 집 현관문 키를 알려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기도 하고. 이미 대학교 때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미국인 눈에는 그 모습이 아주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것도 또다른 색깔의 사랑임을 인지하지만, 그래도 생활에 불편이 있기는 한가보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그런 간섭이 거의 없는 편이다. (본인들 삶 즐기시기에도 바쁜 편 하하) 그래서 우리가 큰 마찰없이 이 국제결혼을 잘 이어나갈 수 있는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