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xan Maya Dec 28. 2023

우리는 좋은 리더가 되고싶다.

5-6명의 팀을 이끌던 그 해 부터 지금까지 가끔 "어떤 답을 하면 좋을까" 하고 깊게 생각하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너의 리더십 스타일은 어때?"라는 질문. 사실 내가 내 리더십을 정의한다고 해서 그게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첫 번째 생각이고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내 답변에 부정하면 그뿐...), 실제로 일을 하면서 나는 이런 리더쉽이 되어야지라고 고민하기 보단 일을 빨리 빨리 진행시키는 것에 전력을 다했던 것 같아 이 질문이 가장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내가 팀을 이끌어 나갈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은 몇 가지 있는 것 같아서 기록해 보려고 한다. 


1.  리더는 의사결정자이자, 서포터이다. 

리더는 일이 잘되게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지, 리더 때문에 일이 처리가 안되거나 우회해서 돌아가게 되어서 타임라인을 못 맞추거나 이런 일들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회사마다 일하는 환경이나 문화가 다르겠지만, 내가 있었던 회사들은 프로젝트의 호흡이 빠르고,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있을때에는 그 방향을 빠르게 전환해서 최대한 결과치를 만들어내는 비지니스들이 많아서 빠르게 의사결정 내리고, 가볍게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모양을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종류의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맡은 오퍼레이션 파트는 전체적으로 모인 데이터로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중간에 risk mgmt를 잘 해야 하는 양쪽 부담이 있는 조직으로, 누군가는 책임감을 갖  하루에 12-3시간 이상 실시간으로 비지니스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조율해 줘야만 했다. resource, time, priority allocation 이 모든것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있어, 본인이 맡은 일 위주로 처리해 내야 하는 매니저와 팀단위의 리더들은 전체 그림 안에서의 allocation이 당연히 워크스콥에서 벗어나는 일이고, 하기도 어렵다. 이건 전체 팀간, 역할 간 밸런스를 보는 리더만이 서포트 할 수 있는 일이고, 이 일을 잘 하는 사람이야 말로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2. 눈에보이지 않는 Root cause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세상에 공평하게 주어지는 건 잘 없다. 같은 position의 일을 하는데도 월급이 다르고 처우가 다르다. 나 조차도 나와 같은 포지션인데도 HQ와 타 국가에서 일을 할 때 최대 3배 이상의 처우 차이가 나는 경우도 보았으니, 이런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 하겠는가. 특히 나와 한 팀에서 일을 하는 팀원들이 너무 불공평할 정도로 다른 처우를 받고 있는다거나, 본인이 하는 일에 비해 그 대우가 좋지 않다고 생각될 때에는 형평성을 맞추는 일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 회사에 이런 부분을 강하게 건의하는 것도 리더가 할 일이다. 팀에서 이야기 하기 쉽지 않은 이런 일들을 처리해 주는 사람이 리더라고 항상 믿고 일해 왔다. 

솔직히 이런 노력은 밖으로 빛이 나는 일은 아니다. 이렇게 팀의 균형을 맞춘다고 목표했던 이번달 세일즈 KPI가 맞춰지는 것도 아니고, 숫자로 뚜렷하게 뭘 증명할 수도 없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은 눈에보여지는 이런 데이터에 매몰되어서, 이 데이터들을 만들어 내는 로열티, 신뢰관계와 같은 root cuase에 대해서는 지나치고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이런 데이터화 하기 어려운 root cause들은 생성되고 만들어지는 때 꽤 긴 기간들이 소요된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들여 조금씩 조금씩 완성된 root casue들은 조직이 정말 어려워 조직원들의 힘이 필요할때 그 힘을 발휘하는 거 같다. 내가 몇 년간 겪었던 것처럼.  주말에 오퍼레이션 현장에 그 누구 할 것 없이 본인시간 쪼개서 나와서 일하고, 밥 같이 먹고, 힘들다고 툴툴거리면서도 팀원 누구하나 아프면 한 없이 걱정하고..이 모든 팀워크는 내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그 깊은 힘, root cause가 무엇인지 리더가 알고 조직에서 그 파워를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 일의 혼선을 최대한 제거해 주고,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사람 

일의 목표와 방향은 명확할수록 팀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 그런데 사람하는 일이 무 자르듯 그렇게 깔끔하게 해결될 수 있는 게 몇 건이나 될까?! 늘 프로젝트 중간에는 이슈도 벌어지고, 타 팀을 설득해야 할 일도 있고,  bottleneck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리더는 팀이 일하기 좋도록 최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걸림돌들을 제거해 줘야 한다. 타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될때는 리더가 직접 나서서 타팀 리더와 협의를 보고 온다던지, 아니면 캐주얼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미팅이나 식사 자리를 만들어서 분위기를 풀어준다던지, 프로젝트에 대한 백그라운드를 따로 상세하게 이야기 해준다음 이해도를 높여 프로젝트 담당 매니저가 설득에 오랜시간을 쓰지 않도록 한다던지...다양한 이슈에 맞춘 여러가지 변형 안을 생각해 내고 풀어가야 한다. 담당 매니저가 커뮤니케이션에 오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본인의 네트워크과 능력을 동원하여 최대한 빠른 방법을 쓸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좋은 리더라고 믿는다. 


4. 팀의, 팀원의 성장까지 고려해 주는 사람

팀에서 지금 맡은 일만 잘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성장에 갈증이 있는 팀원들은 더 좋은 기회를 찾기 마련이고, 더 배울 수 있고 본인의 실력을 넓혀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이것이 그냥 더 큰 일을 뚝 하고 주라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커리어 방향의 옵션들을 같이 고민해 주고, 그것과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를 본인이 찾아서 하게끔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리더가 정말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SaaS툴이나 AI가 아닌데 필요할 때 잠깐 코딩해서 쓰고 별도 mgmt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관점 아닐까. 팀원이 조직과 회사를 위해 일해 주는 것 만큼, 그 사람 스스로의 성장도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리더가 정말 좋은 리더이지 않을까. 이런 의미에서 팀원의 이직도 진심으로 함께 축하해 주는 문화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12월에는 마이애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