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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Feb 02. 2023

타인을 보며 나를 배운다

무섬에서

오늘 내게 용기를 주신 분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눈을 뜨고

안개를 확인 후 무섬으로 달려갑니다

안개에 싸인 무섬 외다무다리 위에 서면  

아주 몽환적이면서

오롯이 혼자인 것 같거든요.  


 물결이 뱉어내는 몽글거리는 물안개와

새소리, 물소리

어스름한 저기 어디서 금방이라도 누군가 나타날 것 같은

조금은 비밀스러운....


 그런 무섬을 좋아합니다.

오늘 새벽 무섬에 갔습니다.

안개가 가득한 무섬 외나무다리를

삼각대를 세우고 혼자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더러 관광객이 오시면 먼저 사진을 찍어드릴까 여쭤봅니다

그리곤 동영상과 사진을 마구 찍어 드립니다.

좋아할지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실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모습이 예뻐 찍으면서

더러는 포즈를 주문도 합니다.  


오늘,

은발의 어느 여인을 만났습니다.

집은 일산이라고 하셨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뒷모습을 찍어 달라고 하셨는데

이번에도 동영상과 사진을 마구 찍습니다.

"맘대로 하세요~ 전 신경 쓰시지 마시고요~~"


 그분이 먼저 말씀하십니다.

" 봄에 무섬 왔을 때도 사진을 찍어 주셨는데 선생님이 맞지요?"


그러고 보니 생각납니다.

차박을 하신 듯하셨고, 또 혼자 오셨고, 어딘가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그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 아! 맞아요 기억나요, 이런 인연이~~"


 혼자 여행을 다니신답니다.

차박을 하시며 가고 싶은 곳을 다 다니신답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저는 서해안 일출과 일몰을 찍으러 가고 싶어도

경주의 일출이 찍고 싶어도

부산 다대포의 일몰이 찍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 가고 있거든요


핫팩 두 개면 지금도 거뜬하시다는 그분 말씀

저도 도전장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10여분의 대화에서 용기를 주신 그분께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감사를 드리고 있거든요 ㅎㅎ


 제 시집 한 권을 드리고 인사를 대신합니다.

안동 하회마을을 소개해 드렸는데

오늘은 어디서 차박을 하실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제 혼자서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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