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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L Jul 14. 2020

7년 차 직장인이 기록하는 사회생활을 하며 배운 것들

1년에 한 번 쓰는 사회생활 일기

SNS '과거의 오늘' 기능은 참 좋다.

'과거의 오늘'이 알려준 오늘은, 나의 첫 사회생활 시작일.


오늘로서 만 6년, 7년 차 시작이다.


1년 전 오늘 썼던 브런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지금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과 또 다른 부분들이 보니,

1년이란 짧다고 생각한 시간 동안 내가 보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이 또 굉장히 많구나, 1년이 참 길었구나- 싶다.

역시 시간은 참 짧기도, 길기도.


그래서 생각했다.

타다의 박재욱 대표가 1년에 한 번 블로그를 작성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1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매년 나의 첫 사회생활 시작일에 적어보기로 한다.



지난 1년 간 내가 느끼고 배운 것들



어떤 한순간을 선택할 것인가?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었을 때 멘토분이 해주셨던 말이다.

단순했던 문장 하나에 비단 다이어트의 식단 선택, 운동 실행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 인생에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순간이 모여 꾸준함이 되고, 꾸준함은 결과가 된다.


회사에 정말 '헬스밖에 모르는 바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일상의 루틴이 로봇처럼 칼 같은 분이 있다.

그분이 매일 같은 시간에 퇴근해서 매일 같은 시간에 운동을 가는 걸 하루하루 보았을 땐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날 보았을 때 분명 전에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건강해진 몸을 볼 때면 큰 돌로 머리를 한대 탕-! 맞은 느낌이 든다.


내가 집에 가서 밥 먹고 쉬는 순간을 택했을 때,

친구/지인들을 만나서 나름의 힐링과 인사이트의 수다 꽃을 피우며 맛있는 식사와 커피타임의 순간을 택했을 때,

소파나 침대 위에 누워 콘텐츠 소비와 경험이라는 명목으로 핸드폰을 하는 순간을 택했을 때,

그분은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의 순간을 택했고,

그 순간들이 모여 꾸준함이 되었고,

꾸준함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이긴다.


만 6년이라는 사회생활 동안 느낀 것은,

처음엔 누구나 무슨 일이든 재밌다. 새로운 경험이니까.

그러나 일은 늘 새로울 수 없고,

아무리 창의적인 직무/일을 맡고 있더라도 꼭 해야 하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은 분명히 있다.

그러다 보면 지치는 때가 반드시 오는 것 같다.

('반드시 온다'라고 말하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그 지치는 때에, 힘든 때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해서 나아가야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걸 알고 나니, 10년, 20년, 30년을 사회생활하고 계시는, 하셨던 모든 분들이 새삼 존경스럽고 크게 느껴졌다.


'이긴다'라는 것이 무엇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정답은 없다. 개인적으로 사람의 인생의 완성은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이전까지 우리는 모두 '과정'을 살고 있는 거기에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긴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 될지 모르니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라는 것이다.



사업부장, 딸, 동생, 조카, 친구, 클럽 멤버, 선배, 후배


예전에, 특히나 사회초년생일 때는 일을 대하는 태도 부분에 있어서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하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교만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이지만-

'왜 재밌어하면서 일을 하지 않을까, 왜 더 열정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일을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불만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참 감사하게도 온실 속의 화초처럼 가족의 도움과 주변 친구/지인들 배려로 오로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이었던 것이다.


집에서는 가족들이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고, 밥도 해주고(심지어 점심 도시락도 싸줬다), 집안 행사에 불참하더라도 다 괜찮다 해주고,

밖에서는 친구/지인들과의 관계에서는 자주 못 보고 잘 못 챙기더라도 서운해하지 않고 기다려주고.


누군가의 도움과 희생, 배려가 있었기에 나는 '일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는다.

회사에서는 사업부장, 여우회 멤버, 동기, 선후배

집에서는 딸, 동생, 조카

밖에서는 친구, 멤버, 선후배, 모임 멤버 등.

각 역할들에는 내가 해내야 하는 몫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로지 한 가지 역할과 책임에만 온전하게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만약 하나에만 몰입하고 있다면 그건 분명 누군가의 많은 도움과 희생, 배려를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해갈수록 이제야 그런 것들이 인지되기 시작했고, 그럼에 따라 이제는 마냥 그런 배려를 받고만 있을 순 없는 것이기에 나에게 주어진 책임들을 다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에만 집중' 할 수 없어졌다.


이러한 나의 환경의 변화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고, 앞으로도 계속 적응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러한 변화가 나와 달랐던 과거의 함께했던, 그리고 현재 함께하고 있는 타인을 조금 더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에 소중한 거름이 되고 있다.



사회라는 대자연에 단순함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항상 무엇이든 의미가 중요하고, 그 삶의 방식에서 많은 것을 쌓아온 나에게 '단순함' 이란 입력되지 않은 코드 중 하나였다.


회사의 일도, 관계 속의 말과 행동 하나도, 날짜도 무엇 하나 무겁지 않은 것이 없었고, 늘 그 속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발견하고 고민하며 사회생활을 해왔었다.


물론 그런 모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그러나 의미에 지나치게 매여있다 보니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작아지게 만들기도, 공격적으로 만들기도, 계산적으로 만들기도 하는 부분도 있었다.


'사회'는 나에게 대자연 같다.

크고 광활하고 눈에 다 보이지 않는 그런 범위.


내가 경험한 사회는 사실 아름다운 부분이 많았고, 지금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전부'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사회라는 대자연'에서 나는 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단순함'을 갖추기로 했다.


일도, 관계 속의 말과 행동도, 날짜도 굳이 의미를 발견하거나 부여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보이는 그대로-


Stay simple & light.




순간, 꾸준함, 역할, 단순함


이게 내가 지난 1년간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다.


새삼? 너무나 당연한데?


싶을 수도 있지만 나에겐 당연하지 않았고 또 알던 것들이어도 그 의미가 새롭게, 그리고 진하게 와 닿았던 것들.


나는 이러한 돌아봄을 통해서 역시 아직도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덜 부족하게 나아가고자 한다.


Lucky Seven의 7,

나의 7년 차에도 이와 같이 깨달음이 많은 한 해로 가득하기를 가만히 바라기보단,

가득 찰 수 있도록 만들어보기로 다짐하며,


응원해율,
응원해,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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