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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겹이니 대체.

by 닝닝하고 밍밍한


문득 어제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몇 겹의 마음에서 '몇 겹'은 무슨 뜻이냐고.


사실 이 제목을 생각하면 일단 웃음(?)부터 나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3년 전쯤에 저는 지겹게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있었지요.

제 메일을 가득 채웠던 출판사 이름과 나를 소개하는 하찮은 글귀들, 그리고 거절이나 무응답은 지금도 여전히 좀 부끄럽지만요.

(물론 조금 뒤에, 우여곡절 끝에, <사라지는 윤곽들>이라는 시집을 냈지만요!)



그때 그 메일들은 나를 설명하는 몇 겹의 마음이었어요.

대체로 문드러지는.


어쨌든 그즈음에 썼던 글의 소제목이 몇 겹의 마음이었어요.

그땐 정말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져서, 참말이지 몇 겹의 마음이었지요!!!

이제는 어엿한 책 제목이 되었으니, 웃음이 슬쩍 날 수밖에요.


다시 돌아가서

몇 겹의 마음에서 '몇 겹'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요.

가령 이런 것들이요.


무수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위장하고 감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또 지층같이 겹겹이 쌓아 올렸던 마음이기도 하고,

마음은 언제나 균열을 일으킨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또 독자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겠지요.


그런 마음들을 한데 끌어 모았어요.

그리고 당신에게 한 겹 한 겹 풀어놓으려구요.

사실 저와 당신의 안부는 그런 거잖아요.

몇 겹의 마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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