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 원이에게 꽤나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물론 내 입장에선 오래 생각했고, 한 번쯤은 물어봐야지 했던 질문이었지만 질문을 받는 입장에선 얘가 왜 그러나 하는 질문이었다.
나: 20대 때의 나는 어땠어??
원: 용감하네, 난 묻지를 못하겠던데.
나: 가르쳐 줄까?
원: 아니, 진지하게 안 듣고 싶어. 그러니까 니가 용감하다니까?
그런 건지는 모르겠고.
무튼 나는 요즘 어쩌자고 자꾸 과거주의자가 되어가는지, 지난날의 나에 대해 끊임없이 반추하고 있는 중이다.
어쩌구저쩌구....
20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나는 "그렇게 생겨먹은 거 아냐?"라는 말을 들었고, "넌 어떻게 이케 똑똑하니"라는 말을 원이에게 던져 주었다. 난 니가 이래서 좋았나 봐.
역시 우린 서로에 대해 꽤나 똑똑했고.
하루종일 비가 쏟아지는데, 지인이 INTJ 여자 특징에 대해 보내주었다.
딱히 의지하지는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나는 꽤나 IIII한 수줍은 사람이고 쌉T와 개J한 사람이지.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말한다. 물론 INTJ로만 몰빵 되어 살지는 않는다. 나는 꽤나 사회화된 T라 어쭙잖은 공감을 건네지도 않으며 잘 이해되지 않을 땐 차라리 얕은 침묵을 지키며, 꽤나 사회화된 J여서 플랜 B, C, D가 다가와도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데 원이와 내가 나눈 대화 중에 최근의 우리에 대해 극명하게 말해주는 공통의 특징이 있었다. INTJ 여자의 특징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남 일 관심 없음". 관심이 없어야만 살아지던 시간들도 있었기 때문일까. 진짜로 남 일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그냥 해야 되는 일을 할 뿐. 남들이 더 이상 궁금하지가 않다. 나름 걱정이라고 말했지만, 우리가 얼마나 다른 이에게 휘둘리지 않으려 애썼는지 그래서 각자에게 얼마나 몰두하며 살았는지 알기 때문에 남 일 관심 없음이라는 말이 그저 남을 향한 시선을 애써 거두는 마음이라 해석했다. 오류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