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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May 04. 2021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11 - 스웨덴 Varberg

해저터널을 통과하다

노르웨이 마지막 밤을 보낸 후 오늘(2019년 7월 19일)부터 다시 남쪽으로 향해 독일 함부르크로 가야 한다. 노르웨이 Konsberg에서 Drammen을 거쳐 Oslfjord Tunnel을 통과해서 스웨덴으로 향한다. Oslfjord Tunnel은 노르웨이 Hurum과 Frogn을 연결하는 해저 터널이다. 깊이는 해저 134미터이고 길이는 7,306미터라고 한다. 터널에 진입하자 한참 동안 지하로 내려가는데 저속 기어를 넣고 운행하라는 표시가 보인다. 비행기에서 느끼는 귀가 먹먹해진다. 다행히도 아톰이 이런 경사가 심한 터널을 잘 주행해주었다.

노르웨이 여행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2개를  꼽으라면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다양하고 엄청나게  터널을   있을  같다. 노르웨이 여행 마지막 순간을  해저터널로 장식하고 있다.


또다시 만난 휴게소

터널을 빠저 나와 E6 도로를 따라 남하를 시작. 점심과 휴식을 취하고 여유 있게 오늘의 정박지에 도착했다. 오늘의 정박지는 지난번에 노르웨이로 올라갈 때 하루 밤을 보낸 Ljungskile 휴게소.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반. 저녁을 먹고 여유를 가져본다. 그런데 오늘도 밤늦게까지 캠핑카들이 계속해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한다.

노르웨이로 올라갈 때와 다시 내려갈 때 들러 하루를 보낸 휴게소. 마치 캠핑장 같다.

활기찬 항구를 만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인구가 3만이 조금 안된다는 스웨덴의 작은 Varberg. 이곳 항구에서 카 페리를 이용해서 덴마크 Grenaa로 넘어갈 계획이다. 남하하여 육로를 이용해서 덴마크로 가는 방법이 있지만 스웨덴과 덴마크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통과료도 만만치 않고 많은 거리를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있는 카페리를 이용하기로 한 것.

생각보다 항구에 일찍 도착했다. 티켓 사무실은 4시에 오픈하다고 한다. 자동차 대기 주차장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항구 주변으로 산책에 나서본다. 항구에 요트가 많아서인지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작은 요트가 많이 보이는 항구주변에는 상점들과 방문객들로 활기가 넘처난다.

여름 축제를 만나다

그런데 Varberg 성 주변에서 7월 18일부터 20일까지의 여름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작은 소품들을 만들어 내다 팔고 있는 사람들과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로 축제장으로 가는 길이 붐빈다.

요새 주변의 해수욕장과 빈 공터에서 다양한 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성 위에 올라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을 구경하고 성곽 주변에서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현장 연극을 따라다녀보았다.

해안가 메인 축제장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 위로 패러글라이더가 한 참 동안 비행을 했다.

누가 배우일까?

대사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성의 이곳저곳을 무대 삼아 펼쳐지는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가 흥미롭다. 그동안 나는 연극은 항상 고정된 공간에서만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 나에게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펼쳐지는 연극 관람과 참여는 참 색다른 경험이다. 그래 무엇이든 이래야 하는 것은 없다. 오늘 또 한 번 그것을 깨닫게 된다.

배우가 움직이면 그곳이 무대가 된다

배 위의 낭만은 뒤로 하자

축제를 즐기고 4시에 문을 연 사무실에서 카페리 탑승권을 구입. 비용은 180유로. 4시 반이 되자 배가 도착. 배 안에 있던 차들이 다 나오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간다.

배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아톰과 다른 캠핑카들

배 안에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좋은 자리가 없다. 다행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야외 의자에 앉아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다. 배 위에서 주변 바다를 즐기는 낭만이 저 멀리 가버리고 마는 순간이다. 배 안의 휴게실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배가 바다로 나오니 바람이 세차게 분다. 실내로 들어오 잠깐의 휴식을 취해본다.

배 안의 휴게실에는 주로 트럭 운전사들의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 틈에 끼여 잠깐의 휴식을 취해 본다.


급한 정박

 배는 밤 11시가 되어 덴마크 Grenaa항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곳은 노르웨이와 달리 백야는 아니어서 어둡다. 항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박을 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급 변경. 어두울 때 길을 잘 못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박지 환경보다 더 중요한 안전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래서 항구 주변의 공용 주차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야 했다. 밤에는 무료이다. 그런데 주차장이 좁다. 그리고 어두운 밤인 데다가 비까지 내린다. 몸집이 승용차보다 큰 아톰을 어둠 속에서 빈 주차면에 꼭 끼우고 수평도 맞추지 못한 상태에서 잠을 청해본다.

주변에는 아직도 차들이 움직인다. 이런 날이 참 싫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가 선택한 것이니 반갑게 받아들이자. 안전하게 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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