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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Apr 06. 2021

활기차고 이쁜 코펜하겐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99 - 덴마크 코펜하겐

구수한 빵 냄새가 좋은 곳

오늘(2019년 7월 6일)은 어제 네덜란드를 넘어와 독일의 작은 호수 공원에서 밤을 보낸 후 덴마크로 넘어가려는 일정을 시작하는 날이다. 320여 킬로미터를 달려 Oevasee 마을의 Vohnmobil Stell Platz라는 캠핑장에 저녁이 다 되어서 도착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네덜란드 국경이다. 무리해서 주행하지 않고 오늘 밤은 이곳에서 보낼 계획이다. 이 캠핑장은 주로 덴마크로 넘어가는 캠핑카가 하루 밤을 보낼 정도의 시설만 제공해 주고 있는 곳이라 하루 비용은 7유로로 저렴하다. 그렇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정박하는 것보다는 매우 편한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 주변 산책에 나서 보는데 캠핑카 차 문마다 구수한 냄새가 나는 빵 봉지가 하나씩 걸려있다. 봉지에는 담백한 맛의 작은 빵 4개가 들어있다. 우리는 그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아침을 해결했다. 아마 캠핑카 운영자가 아침에 출발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공해주는 서비스인 듯하다.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독일과 덴마크 국경 근처의 캠핑장 모습. 아주 간단한 편의시설만 제공해준다.

다양한 휴게소

덴마크로 넘어와 덴마크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해 본다. 주유소 없이 식당만 있는 휴게소에는 편의점과 샤워실이 있다. 유료 화장실은 카드 결제도 된다. 반면에 무료 화장실을 운영하는 휴게소도 있다.

덴마크에서 만난 다양한 유형의 휴게소

일요일이라 도심 한가운데에 정차를 하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300킬로미터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오늘은 일요일이라 도심의 주차장이 무료이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과거 증권 거래소 건물이었던 BØrsen 앞이다. 주변에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이 있고 조금 더 가면 Tivoli 공원에도 갈 수 있다.

아톰에게 무료 주차를 허용해준 증권거래소 건물 앞 가로변 주차장과 인근 풍경

색다르면서 이쁜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을 거쳐 1843년에 개장한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라는 Tivoli 공원을 만나러 길을 재촉해 본다.

크리스트리안 궁전 안내도와 정면에 세워진 동상고 내부 모습

생각보다 큰 규모의 공원은 아니고 안내도에 있는 내용 또한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테마파크이지만 입장료를 내면서 까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정말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Stork Fountain 광장으로 되돌아왔다.

티볼리 공원 전경과 안내도

광장에 도착하니 마침 일요일 오후라서 인지 공연이 열리고 있다. 아내와 나도 자리 한쪽에 앉아 공연을 관람해 본다. 코펜하겐 시민들과 함께 즐거운 축제를 즐겨본다. 기분이 좋아진다.

관광객을 위한 보트와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

그 기분을 가지고 화려하고 잘 정돈된 쇼핑거리를 지나 King’s New Square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예쁜 거리로 유명한 Nyhavn(뉘하운)에 도착.

뉘하운으로 가는 길에 만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쇼핑거리

사진에서 보던 대로 예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 예쁜 거리를 사진에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포인트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자전거가 보인다. 자전거 한 대에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자전거. 이런 자전거를 타고 시내 관광을 하면 재미있을 듯하다.

예쁜 거리인 뉘하운 풍경과 이색 자전거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조금 서둘러 가야 한다. 코펜하겐의 인증샷 역할을 하고 있는 인어공주 동상이 있는 곳까지 말이다. 뉘하운에서 인어공주 동상으로 가는 길에 덴마크 왕궁 중 하나인 아말리엔보르(Amalienborg) 성을 만났다. 아내가 경비병 옆에서 서서 수줍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그래 이런 부탁이야 얼마든지.

아말리엔보르 성 풍경

Amalienborg 성에서 바다 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를 정면으로 바라다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수면과 닿을 듯한 모습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진다. 정박해 있던 크루즈선들이 모두 떠난 부두가 텅 비어있다. 단체관광객들은 아마 코펜하겐을 떠난 모양이다. 우리도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요트 정박장과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

왜, 이곳에 왔을까?

인어공주 동상에 도착하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우리도 인증 사진을 찍었지만 큰 감흥이 오지는 않는다. 왜 이 작은 인어공주 동상까지 한참을 걸어서 온 것일까?

코펜하겐의 명물인 인어공주 동상

다시 발걸음을 돌려 도착한 곳은 Gefion 분수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죽은 선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게피온 분수대는 북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풍요의 여신 게피온이 황소로 변한 아들들을 채찍질을 하며 몰고 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약간 웅장한 느낌의 분수대라는 인상을 받는다.

게피온 분수대

인어공주 동상과 게피온 분수대 사이에 Kastellet 요새가 있다.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었다. 요새까지 다녀오려면 너무 힘도 들 것 같다. 오늘도 정말 많이 걸어 다녔다. 이제 아톰에게 귀환해야 한다.

Kastellet 요새

오늘 푹 쉬어야겠다

아톰을 데리고 조용한 곳에서 오늘 밤 정박을 해야 한다. 내일부터는 덴마크를 떠나 스웨덴 거처 노르웨이로 향할 예정이다. 그래서 선택한 장소는 코펜하겐에서 스웨덴  말뫼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해변 공원(SØstjernen). 캠핑카 여러 대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주변이 모두 숲이어서 캠핑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일부터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한다.

코펜하겐에서의 하루 밤을 보낸 해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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