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민 Apr 04. 2021

포용과 가변성을 생각하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98 - 네덜란드 Zwolle

잠시 방문하게 된 Zwolle(즈볼레)

오늘(2019년 7월 5일)은 암스테르담에서 독일 국경 쪽으로 100km 정도 거리에 있는 Zwolle를 방문하는 날이다. 이제 네덜란드 여행을 마치고 독일을 거쳐 덴마크로 향하는 일정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중간 지점에 방문하게 된 Zwolle.

 Zwolle는 800년 경에 침수되지 않았던 언덕에 지어진 성이었고 지금은 성 터였던 주변을 모두 운하가 둘러싸고 있다. 그러니 한마디로 말하면 운하로 둘러싸인 섬인 셈이다.  Zwolle 구도심 주변에는 항상 작은 보트가 다니고 있어서 항상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톰을 구도심 인근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Zwolle 구도심으로 향해본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햇살도 적당히 따뜻하고 구름도 거의 없다.

주차장 앞에 있는 Zwolle 구도심 안내 지도와 주차장 모습 그리고 운하를 다니고 있는 작은 보트

첫 만남부터 흥미롭다

마침 오늘 축제가 열리는 가 보다. 축제에 참여하는 많은 상인들이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마차 모양의 카페 차를 이동시키는 것도 흥미롭다.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처음 만난 축제 장소. 이색적인 모양의 카페가 흥미롭다

성문이 있는 곳에 우뚝 세워져 있는 Sassenpoort 통과하 구도심으로 들어가게 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목길들이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 근대 유럽 건물들이 귀족이나 상층 부르주아들의 과시욕을 드러내기 위해 건물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것에 비해  건물들은 상대적으로 실용성에 주안점을  듯하다. 반년 이상 과시욕에 가득  건물들에 실증을 느끼던 터라 실용적인 건물들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구도심으로 들어가는 문과 처음 만난 골목길


하늘 위에 건물이 더 있다

그런데 저 먼 곳에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원형 건물이 보인다. 찾아가 보니 현대미술관이란다. 이 건물은 19세기에 지어졌는데 그 건물 위에 원형 건물을 올려서 매우 독특한 모양이 되었다.

미술관 위에 올려져 있는 원형 건물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원형 바비큐 보트를 보다

현대미술관 뒤 편에 수로 위를 운행하는 관광보트가 있는데 간판 이름이 재미가 있다. “De BBQ Donut” 작은 원형 보트 안의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보트다. 아마 저 배 위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모양이다. 저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운하 한쪽에 특별히 제작된 원형 보트 위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동성 결혼식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된다

다시 발길을 구도심 안쪽으로 향하다 우연히 작은 결혼식을 목격. 그런데 신부는 보이는데 신랑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관찰하고서야 결혼식 주인공은 바로 여성 두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결혼식이 공개적으로 많은 하객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성간의 결혼식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결혼식에 대해서 개방적일 수 있을까? 그런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아닐까? 나와 다름에 대하여 개방적이고 포용적일 수 있는 사회. 다름을 자신 있게 표현하고 그 다름의 삶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 나는 그런 사회가 좋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 그래야 개인은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고 사회는 창의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소위 창조도시가 그런 사회이다.     


광장이 변하는 시간

구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광장의 시장 Grote Markt에는 저녁에 운영될 노천카페가 설치되고 있다. 낮에는 사람들의 이동과 회합의 장소인 곳에 저녁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맥주 한잔으로 서로 교류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변하는 곳이다.

Grote Markt에 새로운 노천 카페가 설치되고 있다.

공간이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변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지금 살고 있는 7평짜리 해남 집 거실도 필요에 따라 손님의 침실, 식당, 아내의 춤 연습장, 밤에는 부부 만의 영화관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변적인 공간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집에 살 수 있다. 고정성을 가변성으로 변화시키는 삶을 통해 우리는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다. 이 Grot Markt이 바로 이 도시 민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시 아톰이 있는 주차장으로 향하다 보니 수로에는 어린아이들이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수로 또한 참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성곾터를 나오면 운하 주변에서 여름 햇살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마주친다.

독일 호수 공원의 캠핑카 주차장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게 해 준 Zwolle를 뒤고 하고 112km를 달려 독일 국경 근처 마을로 떠난다. 오늘 밤은 이곳에서 보내고 나서 본격적으로 노르웨이로 향할 계획이다.

많은 캠핑카들이 정박을 하고 있고 주차장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이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는 공용 주차장이다. 오수도 버릴 수 있고  청수도 얻을 수 있는 이곳은 독일. 독일은 정말로 캠핑카 여행에 필요로 하는 기반이 정말로 잘 갖추어져 있다.

호수에는 요트 훈련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호수가에는 작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카페도 있어서 분위기가 나름 좋은 곳이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하늘 구름 몇 점이 호수 위에 흰색을 뿌려대고 있다. 오늘 밤을 편안하게 보내고 내일부터는 노르웨이를 향해 북쪽으로 달려가야 한다.

캠핑카 정박이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주차장과 호수 공원


작가의 이전글 활기가 넘쳐나는 암스테르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