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민 May 05. 2021

대단함의 연속!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12 - 덴마크 Ribe

함초가 보이지 않는다!

어제(2019년 7월 20일) 덴마크 Grenaa 항구 인근의 좁은 공용 주차장에서 하루 밤을 보낸 우리는 충분한 휴식을 위해 인근에 있는 국립공원 Mols Bjerge로 향한다. 그런데 어제 밤부터 내린 비가 오락가락 한다.

아침 일찍 국립공원 Mols Bjerge의 Kalo Castle을 방문할 수 있는 해변가 주차장에 도착. 그런데 좀처럼 날씨가 좋아지지 않고 바람도 세차다.  Kalo Castle으로 향하다 너무 세찬 바람 때문에 차 안으로 피신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주차장에는 약하지만 Wifi가 된다. 아예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면서 유럽 여행 중 틈틈이 즐겨보았던 “원더랜드”라는 스코틀랜드배경 드라마를 시청. 시즌 3의 1편부터 5편까지 보았으니 참 오랜 시간 원 없이 원더랜드를 보았다.

주차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세차게 날리고 있다.

다행히 저녁이 되자 햇살이 모습을 보여준다. 가벼운 여름 옷을 입고 산책에 나선본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고 바람이 줄어든 저녁에 성으로 가는 길 풍경

국립공원 직원이 우리를 보더니 함초를 영어로 설명해준다. 아마 함초가 이곳에서 자라는 특별한 식물인가 보다. 설명을 마친 그녀는 안녕하고 사라진다. 아내는 함초를 찾아보겠다고 한다. 아내가 찾아보겠다는 말은 나도 찾아야 한다는 말. 아내가 찾으라면 찾아야 하는데 그놈이 보이지 않는다. 함초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에 자라는 풀이다. 그런데 마른 땅의 풀밭에서 함초와 비슷한 풀을 찾는다. 내가 마른 땅을 그냥 지나치면 함초를 찾지 않는다고 나에게 화를 낸다. 이럴때에는 정말로 난감하다. 아내에게 함초가 살만한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려주고 다시 찾아보지만 그놈이 보이지 않는다. 함초가 아내와 나 사이에서 장난질을 칠뻔 했다.

함초와 아내가 꺽어온 풀을 비교해 본다.

드디어 도착한 Kalo Castle. 과거 한때 이곳을 드나드는 배를 감시하던 곳이리라. 바람이 세차게 분다. 오래된 성 벽에 끼여 있는 이끼와 함께 바라보는 육지 풍경이 멋있게 보인다. 그러나 다시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한다.

Kalo Castle 풍경

바람을 피해 다시 아톰에게로 돌아가야 겠다. 다행히도 주차장에 꽉차있던 자동차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인근의 카페도 문을 닫는다. 조용한 정박지로 변신.


캠핑장이 아닌 주차장

다음날에는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Ribe로 이동. 이곳은 인구 만 명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이지만 덴마크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도심 외곽에는 이곳을 방문하는 차들을 위한 대형 주차장이 있다. 캠핑카는 48시간 주차가 가능하다. 물론 무료. 정말로 많은 차들로 붐빈다. 다행히 주차장을 나가고 있는 차 1대가 보인다. 그곳에 아톰을 무사히 주차시키고 나서 차 진동을 막아주는 받침대를 세우려고 하니까 단지 주차만 가능하고 받침대나 야외 의자 설치 등은 할 수 없다고 한다.

48시간 주차가 가능한 캠핑카 주차공간. 대형 캠핑카 주차가 가능하다.

진짜 대단한 것은?

이때부터 아톰 덕분에 우리는 인기쟁이가 되었다. 어떤 분이 차 뒤에 붙어 있는 국가식별기호 ROK를 보고 정말로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그분은 런닝맨 팬이란다. 출연진 이야기를 하는데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고 키가 큰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광수 팬인 듯 하다.

런닝맨 팬이라는 분이 돌아가고 나니 어떤 노인분이 오시더니 정말로 한국에서 왔냐구 반문하면서 “Super”라고 외치신다. 그러나 우리가 “Super”가 아니라 정말 “Super”라고 불릴만한 차가 보인다. 40년 이상은 지나간 모습. 외관 장식도 매우 개성 있다. 이런 차가 다니는 것이 정말로 대단한 일이지 않을까 한다.

 

이런 차도 캠핑카란다. 주인의 상상력과 개성이 돋보인다.

저녁 7시가 되었지만 아직도 해는 중천이다. 오래된 도시라고 하지만 아주 오래된 건물을 잘 보이지 않지만 성당을 중심으로 낮은 집들이 정겨운 골목길을 만들고 있다. 성당 주변과 도시 외곽의 운하 주변으로 사람들이 붐빈다. 운하와 작은 요트 그리고 건물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저녁의 따스한 햇살 풍경 속의 Ribe 모습과 중국 뷔페 음식점에서 사온 음식으로 차린 만찬과 맥주 한잔

그런데 중국 뷔페 음식점이 나타난다. 보통 중국 뷔페음식점에서는 용기에 음식을 담아 팔곤 한다. 가성비가 꽤 좋은 곳이다. 이곳도 작은 그릇에 음식을 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좋은 음식을 차곡 차곡 쌓으면 꽤 많은 음식을 넣을 수 있다. 그 음식으로 아내와 둘의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이런날은 정말로 행복한 날이다. 따뜻하고 맑은 날씨에 정겨운 오래된 작은 도시에서 맛있는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