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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H Sep 07. 2020

현대사는 궁금하지만 설득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읽어라

책<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 단순 리뷰

1. 현대사가 궁금한 사람, 현대사에 대한 무지한 사람이 읽을 것


나는 국사학 전공자다. 그런데 현대사는 어려워보여서 공부를 거의 안했다. 

어디가서 국사학 전공자라고 밝히기 부끄러울 수준이다. 

그래서 지난 주까지 현대사와 친해지기 위해 관련 영화를 몇편 이어서 봤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드디어? 책으로 공부도 하고 싶어져서 우리 학교 교수님이 쓰신 책 위주로 찾아보게 되었다. 

충격적이게도 우리 과 교수님 중에 현대사 전공하신 분은 한 분 밖에 없는데, 

그 분을 비롯한 학교 교수님들 몇몇이서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교양 강의를 진행하시고 그걸 책으로 내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녹취록 바탕이니 어렵지도 않을 것 같아서 냉큼 주문했다. 


역시 안 어려웠다. 


물 흐르듯 읽혀져 내려가는 느낌이고 중간중간 '(웃음)'이 붙는 부분도 꽤 있었다. 


현대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구두 스토리텔링이나 중간 중간 들어가는 경험담이 지루할 수도 있으나,

나처럼 현대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어느 정도 머릿속에 얼개가 잡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교과서처럼 시간 순 나열이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책은 아니니 

오로지 '현대사와 친해지기'에 목적을 둔 사람에게 권한다. 


2. 설득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 읽을 것


정치적 성향이 분명한 분들의 강의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하신 분들은 모두 "서울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라는 단체에 소속되신 분들이다. 

이 소개가 책을 아직 읽지 않은 여러분의 생각을 좌우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을 예정이라면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라는 생각에서 적는다. 


나 또한 정치적 논쟁이나 진영논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적어도 이 책의 내용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읽었음을 자신한다. 


가령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노래를 몰라도 상관 없다. 책에서 다 설명해주신다) 

강연자가 설명하는 이 노래의 의의 중 일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받았다. 


비판적이거나 지지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적일 수도, 또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도 있다. 

강의하신 분들의 주관성이 개입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고 책을 읽어내려가길 권한다. 


만약 뉴스나 책을 볼 때 자의식을 쉽게 잃어버리는 타입이라면,

책을 읽지 말 것을 권한다. 


(이 강의를 하신 교수님들도 그런 사람이 자신의 강의를 듣기를 원하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님들은 기본적으로 논쟁과 그로 인한 논리의 발전에 공을 들이시는 분들이니까.)


3. 끝으로, 현대사를 잘 모르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에 대하여


부담을 내려놓기. 

현대사 관련 도서들이나 강연들은 '모르는 대다수'에게 너무나 큰 부담을 지운다. 

'민주주의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우리 민주화의 과제는 무엇인가를 고민해라'


국사학 전공자이지만 현대사를 잘 모르는 1인으로서 생각해본다면,

첫번째 과제는 그저

'가장 쉬운 길을 택해서 걸어라'가 되지 않을까.


민주주의, 민주화, 현대사, 이런 것들은 단어 그 자체로 지니는 무게감이 상당하니까, 

본인이 그 무게감을 조금이라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을 찾는 것이 


결국 그 무거운 것들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쨌든,


가만히 있는 사람, 회피하는 사람, 무지를 자랑하는 사람과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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