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 / 웅진지식하우스
내가 중학생 때 빠져있던 게임이 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이다. 스타크래프트는 3개의 종족이 나오며, 종족에 따라 나오는 유닛이 달라지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양상이 매우 달라지는 게임이다. 그래서 스타(스타크래프트를 줄여서 스타라고 한다)를 잘하려면 종족마다의 빌드(전략)을 잘 알아야 한다. 빌드를 모르면 상대방의 공격 타이밍을 잡을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정석 빌드가 있지만 모든 유저가 정석을 따르지 않았고, 다양한 빌드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스타를 굉장히 잘하는 유저들은 빌드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사람들이다. 이는 스타뿐만이 아니다. 축국 게임을 대표하는 피파온라인 4에서도 유리한 전략이 있다. 게임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게임에서 유리한 특성들이 있는데, 고수들은 이 특징들을 잘 파악하여 자신의 팀을 꾸린다. 예를 들어, 6월 업데이트된 시즌에는 중거리슛이 잘 들어가게 되면 중거리 슛이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중거리 슛하기 좋은 포메이션을 가져가는 것이다. 롤도 마찬가지이다. 롤도 피파처럼 시즌제로 진행되는데, 패치 흐름에 따라서 거의 사용하는 챔프(캐릭터)만 사용하게 되고 (op챔프 라고 함) 아이템도 마찬가지로 캐릭터 별로 거의 고정된 아이템, 특성이 있다. 즉, 롤에서도 유리한 전략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에만 유리한 전략이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공부하는 것에 있어서도 효율적인 공부법이 있고, 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효율적인 수행을 내기 위한 전략이 존재하며,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정리하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들을 나에게 적용해 보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나간다면, 남들보다 더 유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유리한 전략들이 무엇일까? 그 내용들은 어디서 얻어야 하며, 얻게 되더라도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그런데 진짜로 인생의 전략 같은 게 필요하기는 한 것일까? 그냥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 것은 아닌가? 나는 <역행자>라는 책을 보면서 이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조건 노력만 할 뿐 이 노력들의 연쇄 작용을 모르기 때문에 엉뚱한 데에 힘을 쏟다가 지쳐 포기한다. (중략) 영리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성을 통해 이 노력들에 일정한 패턴과 배열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아냈다. 그게 역행자의 7단계 모델이다.
<역행자>,p18
이 책의 저자 자청은 유튜브에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 과거 자신의 삶이 불우했지만 독서와 실천을 통해 엄청난 부를 이루었다는 영상을 만들었다. 몇 개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유튜브에 자청을 검색만 해보면 자청뿐만 아니라 다른 유튜버가 자청을 분석한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내가 앞에서 설명했던 게임 공략집이 있듯이, 인생에도 공략집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자신의 삶이 굉장히 우울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감은 없었고, 아르바이트조차 뽑히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연히 도서관에 가는 기회를 잡았고, 그 도서관에서 자기계발 및 심리학 도서를 보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된다. 책에서 얻은 지식들을 일상생활에 적용해 보면서 삶의 지혜를 하나씩 터득해나갔다고 한다.
저자는 인생을 아무런 발전 없이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순리자'라고 표현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순리자로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바꿔 과거보다 훨씬 좋은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그 사람들을 '역행자'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바꿔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역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만든 7단계 모델을 따라야 한다. 심리적인 요인, 환경 및 상황적인 요인, 유전적인 요인, 뇌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한 모델이다. 자청은 이 모델을 차례대로 밟아나가야지만 역행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개념을 따라 한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어느 한 단계에서만 머물거나 이 순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람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역행자 7단계 모델
1단계: 자의식 해제 - 인간의 자아가 붕괴되는 것을 막는 기제이지만 대부분은 과한 남용으로 우리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
ex) 나는 진짜 돈에 관심없어, 돈 버는 법은 존재하지 않아 등
2단계: 정체성 만들기 - 정체성의 한계 = 인간의 한계.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넓혀간다면 자유를 얻게 된다.
3단계: 유전자 오작동 - 과거에는 생존에 유리했지만 현대에는 불필요한 유전적인 요인.
4단계: 뇌 자동화 - 독해력, 논리력이 떨어지면 아무리 좋은 정보나 지식이 있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책과 글쓰기로 발전해야한다.
5단계: 역행자의 지식 - 좋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식들을 익혀야 한다.
6단계: 경제적인 자유를 얻는 구체적인 루트 -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저자가 맞춤 컨설팅을 적어놓았다.
7단계: 역행자의 쳇바퀴 - 시도와 패배 그리고 다시 도전을 통해 역행자가 되어야 한다.
이 내용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하루 두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이다. 이 행위는 뇌를 최적화시키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나는 이 말에 매우 동의한다. 실제로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핵심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통해서 원하는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독서를 하면 할수록 책 읽는 뇌로 바뀌면서 논리력, 독해력이 상승한다. 또 글쓰기를 통해서 책에 있는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면서 장기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고, 문장을 작성하는 능력도 실력이 는다. 이 두 가지를 하게 된다면 역행자가 되기 위한 기본기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에서 끊임없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꿀팁을 알려주고 있다. 그중에서 기버 이론이 내 눈길을 끌었다. 기버 이론은 <기브 앤 테이크>에서 나온 이론이며, 타인에게 호의적으로 베푸는 사람을 뜻한다. 이런 사람들이 나중에 크게 성공할 확률이 높기에 성공하기 위해서 기버 이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례를 들어주면서 어떻게 기버 이론을 적용시켰는지도 나온다.
돈 버는 기본 원칙도 흥미로웠다. 상대를 편하게 해주거나 행복하게 해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 들어가 취업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저자는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을 바라보았다.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이 원칙을 따르게 된다면 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에필로그에 돈이 없어도, 기술이 부족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소개한다.
저자가 인생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인상적이었다.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행위와 습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전혀 그 행동이나 습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의 100이면 100 순리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고 고통받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따르는 사람 즉, 실행력이 강한 사람만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변화를 맞이하고 싶다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나는 후회하는 것을 싫어해서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내 모습을 높게 평가해 주는 이들이 있지만 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들을 마주할 때는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나의 부족한 지능을 탓해야 할까, 이번에는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조금 더 경제적으로 투자했어야 했을까 등 머리를 아프게 할 만한 고민거리들이 떠나가지 않았다.
<역행자>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신기하다는 것이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돈을 버는 것에 있어서도 핵심 원리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며, 실제로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하여 여러 사례와 가이드라인까지 직접 넣어준다. 어떻게 이 사람은 이런 것들을 파악하게 됐을까? 그래서 지금은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들게 된 것일까? 정말 신기했다.
최근 들어서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역행자>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저자의 팬이기도 하지만 자기계발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인 책이다.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시와 가이드라인이 나와있기 때문에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실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위에 발전하고 싶거나 성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이미 이 책을 선물하기는 했지만.
꼼꼼히 다시 보고 싶은 책이다. 내용이 간결해서 쉽게 읽히지만 너무 흥미로워서 책장을 멈추기가 힘들었다. 빠른 속도로 읽어서 놓치는 내용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주말에 재독을 해서 내가 놓쳤던 내용들을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