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슈퍼스타k 2016 시즌에 나온 김영근. 엄청난 노래 실력과 매력적인 목소리로 시청자들은 물론 심사위원들까지 마음을 사로잡았다. 앳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 모든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었으며, 노래가 끝난 후에도 계속 노래를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는 욕망을 들게 했다. 여전히 그가 불렀던 노래 클립 영상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 댓글들이 넘쳐난다.
쇼미더머니9에 나오는 원슈타인도 김영근처럼 혜성같이 등장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독보적인 목소리와 흥미로운 랩 구성은 힙합 신에서 큰 영향력을 미쳤다. 덕분에 원슈타인은 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알게 되는 래퍼가 되었다.
나는 이 두 명의 공통점이 뛰어난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언급한 두 명 모두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졌고, 실력 또한 어린 나이임에도 굉장히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체능 분야는 다른 영역에 비해서 재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영근은 슈퍼스타k 시즌 3 때부터 계속 나왔지만 전부 예선 탈락을 했었고, 원슈타인도 쇼미더머니 7에 지원했지만 예선 탈락했다. 굉장히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본선도 아니라 예선 탈락이라니. 그렇다면 이들은 시청자들은 물론 어떻게 심사위원들까지 사로잡는 실력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릿>은 누구나 꾸준히 노력을 하게 된다면 어느 분야에서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재능보다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알아본 성공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발전시켰으며, 스스로의 만족 기준 또한 엄격했다. 덕분에 이들은 쉽게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
저자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릿>에 나오는 전문가들 또한 끈기나 열정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군에서 혹독하기로 소문난 훈련과정에서 살아남는 후보생은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나거나 재능이 있는 후보생이 아니라 끈기와 열정이 남다른 후보생이었으며, 학교에서 재능이 없는 학생들도 노력을 통해 좋은 대학교나 좋은 곳에 취직하기도 했다.
요컨대 분야에 상관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 마디로 그들에게는 그릿이 있었다.
그릿이란?: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 모두 아우르는 개념
<그릿>,p28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보통 사람들이 노력하는 사람보다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심사위원들에게 한 번은 재능이 뛰어난 사람의 연주를 들려주고, 한 번은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결과는 재능의 압승이었다. 그리고 심시위원들이 들었던 연주는 동일한 사람의 연주였다. 이렇게 우리는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더 간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보고 재능을 신격화하여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즉, 재능이 없기 때문에 노력을 해도 성공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축구선수를 보더라도 재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최근에 스페인 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는 이강인 선수도 재능이 뛰어나다고 극찬하고, 저번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 선수도, 이탈리아 리그로 가서 9월 이 달의 선수상을 받은 김민재 선수 또한 노력보다는 재능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하지만 내가 언급한 선수들은 실제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엄청난 노력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즉,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그들은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쏟아붓는 중이다.
니체는 재능에 대해서 뭐라고 했을까? 그는 누구보다 장인을 본보기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소질과 타고난 재능에 대해 말하지 말라! 타고난 재능이 거의 없어도 위인이 된 이들을 여럿 들 수 있다. 그들은 탁월한 솜씨를 배워서 ‘천재’가 되었다.
<그릿>,p68
재능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삶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체격이 크면 운동에서 유리하고, IQ가 높으면 공부에서 수월하고, 손이나 박자 감각이 뛰어나면 미술이나 음악에 남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래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재능이 없는 사람보다 원하는 바를 더 쉽게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이 없는 사람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도 원하는 분야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제대로 된 훈련과 피드백을 받으면서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 나간다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그릿>에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재능이 뛰어난 사람보다 노력이나 열정의 강도와 꾸준함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재능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노력의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