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1. 아침시간.
나 다음으로 제일 먼저 등교하는 제O이.
우리는 8시쯤 나란히 등교한다.
"어서 와, 제O아."
"안녕하세요~"
친구들을 기다리며 왔다 갔다 하다가 나에게 오더니 묻는다.
"선생님, 선생님이 선생님들 중에 제일 빨리 오시죠?"
"응, 맞아. 선생님들 출근시간도 8시 40분~50분 사이야."
"왜 그렇게 일찍 오세요?"
"눈뜨자마자 챙겨서 오는 거야."
"아, 그렇구나~"
"제O이는 왜 이렇게 빨리오니?"
"고등학교 언니가 가는 시간에 맞춰서 가느라고요."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학원을 아직 알아보고 있다는 말에 기초학력 준비물로 사놓은 수학 연산 문제집을 꺼낸다.
"제O아, 이리 와봐."
"네? 왜요?"
"학원 다닐 때까지 이거 연산 문제집 집에서 풀어와. 여기까지. 요새 배우는 게 B니까, A는 집에서 이만큼 풀어와. 알았지?"
"아~~~~~ 안돼요~~~~~"
아이는 괴로워하면서도 수학문제집 표지에 이름과 하트를 써주니 은근 기뻐하며 받아간다.
그리고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오면서 방해가 시작되어 많이 못 풀었지만...
이제 슬슬 공부해야 할 시기다.
중학교 가면 고생할 아이들이 눈에 선해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2. 점심시간
아이들이 손 씻고 줄 서며 나를 보며 하는 말
"선생님, 바바리코트가 너무 잘 어울려요~"
"맞아요. 바바리코트 잘 어울리세요."
"고마워 얘들아~ 얼른 줄 서서 밥 먹으러 가자~"
나이 들어가는, 기력도 없는 요즘,
오늘따라 천사같이 말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갑자기 에너지가 솟아서
프로필 사진까지 찍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