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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웅의 tellmewine Mar 12. 2019

[인터뷰] 말벡을 만드는 아르헨 트라피체의 파트리시아

-세계 7위 와인업체 홍보전문가… 4월 ‘월드 말벡데이’ 앞두고 한국찾아

트라피체(Trapiche)의 홍보마케팅 전문가 파트리시아 카스트로(Patricia Castro)


트라피체(Trapiche)는 아르헨티나 와인 전체 수출량의 24% 담당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이자 세계 7위의 와인 생산자인 트라피체(Trapiche) 관계자가 이달 초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파트리시아 카스트로(Patricia Castro)라는 훤칠하고 날씬한 전형적인 아르헨티나 미녀입니다. 한국이 처음이라는 그녀는 로버트 파커, 제임스 서클링 등을 초청해 그들에게 트라피체 와인을 평가받는 일을 하는 홍보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트라피체는 그루포 페냐플로(Grupo Penaflor)가 소유한 7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그루포 페냐플로는 트라피체 외에도 핀카 라스 모라(Finca Las Moras) 등을 통해 아르헨티나 와인 전체 수출량의 24%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파트리시아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오는 4월 17일 아르헨티나 대사관이 주관해 개최하는 ‘월드 말벡데이’를 앞두고 트라피체 와인을 홍보차 방한한 것이라는데요.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3월 11일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아르헨티나 선두 와이너리 트라피체에 대한 설명과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인 말벡(Malbec) 와인에 대해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말벡은 햇살이 키우고 햇살로 빚는 와인이에요. 아르헨티나 기후에서 최상 품질이 나와요     


먼저 한국에서 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말백 와인을 꼽는데 아르헨티나의 말벡 와인이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녀는 말벡이 고기와 잘 어울리는 것은 맞지만, 아르헨티나의 말벡이 잘 어울린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하네요.      


아르헨티나의 말벡과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말벡은 비교대상이 안 된다는 건데요. 사실 그녀의 답변은 아주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말벡은 프랑스가 원산지이고 지금도 프랑스 일부 지역과 칠레에서도 재배됩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말벡은 이들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벡은 햇살이 키우고 햇살로 빚는 와인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나는 말벡 포도는 해발 2000미터 안팎의 고산지대에서 낮에는 아주 강력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고, 밤에는 안데스 산맥에서 불어오는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영글어갑니다.   

   

햇살이 강할수록 포도는 과육의 씨앗을 보호하려 껍질을 두껍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말벡은 다른 지역에서 나는 말벡보다 타닌이 강합니다. 또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습니다. 이로 인해 진한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반면, 칠레는 남태평양을 끼고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지리적 영향 탓에 강한 말벡이 생산되지 못합니다. 일부에서는 칠레 말벡 와인은 습한 바닷바람 탓에 짠맛이 느껴진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햇살이 풍부하지 못해 말벡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합니다.        



  

트라피체에서 보유한 고급 와인을 모두 수입하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제일 중요한 와인 시장     


아르헨티나 와인산업이 보는 한국시장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그녀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제일 중요한 시장으로 이미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빠르게 시장규모를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 와인산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장은 아닙니다. 아르헨티나 와인 수출량을 보면 1위가 미국이고 이어 캐나다, 브라질, 영국 등의 순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매출금액으로 보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트라피체에서 보유한 고급 와인을 모두 수입하고 있어 아르헨티나 와인산업자에게는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죠. 실제 아시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그루포 페냐 플로에서 생산하는 이스카이, 그랑 메달라 등 상위급 와인이 모두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십수 년간 미국, 칠레 등 신대륙의 와이너리가 프랑스 보르도 유명 와인 생산자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명품 와인을 탄생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오퍼스 원이나 알마비바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트라피체도 스페인의 유명 와이너리와 협업을 추진하다가 말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루포 페냐 플로 내에 벤 버그라는 고가 와인을 생산하는 고급 와이너리가 있어 굳이 또 다른 고가 브랜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 협업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벤 버그는 우리나라에도 수입되고 있는 와인이지만 한 병에 40만 원에 달하는 워낙 비싼 와인이라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하는 파트리시아의 모습에서 아르헨티나 최대 와이너리인 트라피체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트라피체가 추구하는 와인 철학에 대해 보다 많이 알 수 있게 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메달라(Gran Medalla)와 떼루아 시리즈(Terroir Series) 마셔보니 “와. 말벡이 이렇게 맛있는 와인이었구나”


그리고 식사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와인이 곁들여졌는데요. 이 와인들에 대해서도 좀 언급을 하고 싶네요.

      

트라피체가 생산하는 고급 와인인 그랑 메달라(Gran Medalla)와 떼루아 시리즈(Terroir Series) 와인이었는데 식사 내내 “와. 말벡이 이렇게 맛있는 와인이었어?”라는 감탄사가 속으로 계속 나오더군요.      


두 제품 모두 아르헨티나 멘도자에서 나는 말벡 100%로 빚어 18개월 오크 숙성을 한 후 12개월 동안 병 숙성을 한 와인입니다.      


햇살이 좋은 곳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서인지 알코올 도수가  14%를 훌쩍 넘네요. 그런데 맛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랑 메달라는 말벡의 진득한 과실 향과 오크 향이 잘 버무려져 있는 와인으로 균형미가 좋습니다. 아로마도 풍부하고 부케도 강합니다. 균형이 잘 맞아떨어지는 고급 와인입니다. 타닌도 입속을 묵직하게 계속 눌러줍니다. 알코올 도수는 14.5%입니다.      


두 번째로 코르크를 연 떼루아 시리즈는 약간의 산미가 가미된 아로마가 일품입니다. 오크 숙성을 거쳤지만 오크 향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과실 향이 너무 강력해 오크 향이 덜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풀바디의 잉크색 와인입니다.      


입에 머금자마자 입속에서 과실 향이 휘몰아칩니다. 향도 좋고 여운도 길게 남네요. 타닌도 두껍지만 모나지 않게 바닥에 자리 잡아 있습니다. 과실 향이 강할 경우 첫 느낌은 강하지만 나중에 두둥실 뜨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 타닌이 중심을 잡아줍니다. 알코올 도수는 15%입니다.      


그랑 메달라는 석회질에서 난 포도로 만들었고 떼루아 시리즈는 고산지대의 진흙과 모래질 토양이 섞여있는 곳에서 키운 포도로 만든다고 합니다. 즉, 떼루아가 달라서 이렇게 맛이 확 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두 와인 모두 아주 맛있고 훌륭한데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른것 같다고 했더니 파트리시아가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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