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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hind you Jan 27. 2022

Felis catus

intro

  나는 6살 정도 되어 적당히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우리 집 넷째 다람입니다. 아직까진 슬개골에서 이상신호가 오지는 않아 레이저 포인터나, 실에 매달린 쥐꼬리를 잘 쫓아다닙니다. 그리고, 평소 하록 선장을 멋지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도 하록처럼 오른쪽 눈에 멋진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살기 때문이죠. 다만 조금 불편한 것이 이 선글라스는 벗을 수가 없습니다. 반영구적 컬러렌즈를 생각하면 되겠군요. 언제나 약간 습기가 차있어 세상이 뽀얗게 보입니다. 어찌 보면 저는 더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아니 502호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꽤 먹었는데 왜 4번이냐면, 위로 언니 두 명과 엄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기한 건 엄마보다 언니들이 나이가 많습니다. 이상하죠? 그렇습니다. 저는 이상한 집에서 Felis catus 5명, 집사 한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총 6개 생명체가 동거를 하는데 3명은 4족 보행, 2명은 직립보행, 그리고 마지막 1마리도 직립보행을 합니다. 집사는 빠르게 식량과 물을 공급하고, 청소, 빨래하고 해우소에서 감자와 맛동산을 골라내려면 직립보행이 효율적입니다. 


  사실 집사 녀석이 동물 취급을 받는 건 직립보행을 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냉장고나 베란다에서 ‘빨간 액체, 투명 액체, 거품 나는 갈색 액체, 휘발성이 높은 갈색 액체’ 등을 수시로 꺼내먹습니다. 이것들과 곁들여 먹는 사료인 먹태라는 것을 가끔 우리에게 주는데, 뭐 바다에서 활동하던 명태의 향기가 나쁘진 않아 가끔 먹어주긴 합니다. 액체들이 뱃속에 들어가기 전엔 야무지게 혼자 먹는데, 액체들이 투입되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실실 웃거나, 훌쩍거리면서 인심이 좋아집니다. 이때 접시에 접근해 관심을 보이면 하나씩 내어줍니다. 이 녀석이 이렇게 앉아서 액체를 먹다가 일어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면, 불규칙 보행으로 우리의 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죠. 매우 위험한 녀석입니다. 가족 소개를 하려 했는데, 쓸데없는 집사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엄마와 언니들 그리고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막내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어요.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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