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을 벌고, 천만 원을 사기로 잃다.

똑순이도 사기를 당한다.

by 꿈꾸는왕해

요새 주식 장이 좋아서 계좌가 나날이 불어 간다.

아이계좌도, 남편 계좌도 늘어만 가서 신이 났었나 보다.

너무 신난 게 탈이었다.


연신 오르는 금값, 그의 몇 배의 낙차가 있는 은값.

나는 전부터 은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터라

은 선물 etf를 모으고 있었다.

작년부터 모아서 지금 수익률이 50-60 퍼는 된다.

그런데 이게 종이 은이라고 나중엔 실물로 받을 수 없다는 정보를 보고 실물 은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곧받로 나는 실물 금을 사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다.


금은방에 전화해 보니 지금 시세가 실버바 1킬로에 650만 원이고 6개월 기다린단다. 인터넷도 가격이 비슷했다

그러다가 문득 엊그제 봤던 존리 영상이 떠올랐다.


요새 투자 공부한다고 유튜브에 존리 대표 영상을 보고 있는데 존리 대표 얼굴이 나오는 금투자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올라왔다.

‘존리의 금투자 학교‘였나 이름이? 가짜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방금 본 존리랑 똑같이 생겼다.

목소리도 똑같아서 아무 의심도 안 했다.


유튜브 영상에선 홈페이지 리뉴얼 때문에 목요일 오전 10시에 금이나 은을 선착순으로 15프로 할인해서 판다고 했다. 15 프로면 엄청 싸게 사는 거니까 내일 꼭 사야지 하고 싸게 은을 살 생각에 잠을 설쳤다.


다음날 일어나니 한쪽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오늘 나에게 생길 일들을 예지 해준 거였을까?

너 위험하다고??

그때는 알 수 없었다.


아침 9시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바로 주문이 된다.

10시부터라고 했는데? 왜 주문이 돼지?

일찍 일어난 새가 기회를 잡는다고 지금 살 수 있으면

빨리 사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스쳤다.

클릭만으로 2킬로를 주문하고 입금할 계좌를 받아

입금을 완료했다.

실시간 시세를 반영해서 그런지 내가 사고 나서

금액이 좀 떨어졌다.


그런데 사고 나서 보니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검색해도 그 홈페이지가 네이버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똑같은 이름의 상호가 없다.

여기서부터 불안감이 올라왔다.

전화도 안 받았다.

10시부터 오픈이라지만 전화 연결은 안 되고 결제 계좌는 줬다. 그리고 상담은 24시간 가능.



먼가 싸함을 직감했다.

이 홈페이지 주소를 어디서 찾았지? 하고 보니

며칠 전 본 유튜브 영상에 주소가 올라와 있었다.

영상을 다시 면밀하게 보니 구독자가 40명 밖에 안되었다.


아 이건 사기다.

큰일 났다.



이걸 입금하기 전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놀라고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우회적으로 은말고 금을 산다고 취소하고 다시 결제한다 했다. 그랬더니 원하는 상품이 뭐냐 답이 왔고, 난 이렇게 말하면 돈을 못 돌려받는다는 생각에 환불해 달라고 말했다.

전화도 안 받으시고 홈페이지 검색도 안된다.

라는 말을 덧 붙였다.

나의 환불 요구에 상담자는 주문제작 얘기를 하면서 말을 돌렸다.

나는 제작이 몇 분 사이에 되냐, 사기 신고한다

돈을 당장 돌려달라 말했다.

곧 운영자랑 상의해서 이번만 돈을 돌려준다 답이 왔다.

몇 분 뒤에 이 홈페이지를 다시 이용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돈을 입금받았다.



다행이지.

천만 원 가까운 돈이라 이 돈을 못 돌려받았다면

난 스트레스에 남은 한쪽눈 마저 빨갛게 변했을지 모른다.


요새 돈을 불리고 싶다고 무리를 한 게 이렇게 됐다.

사건을 마무리하고 돈을 마련해 준 남편에게 미안하다 는 말과 함께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남편은 내가 사기를 당했어도 날 비난하지 않았다. 우리 가정에 큰 교훈으로 남기기로 했다.


오늘 난 데미지가 좀 있었다.

놀랐는지 사고가 잘 안돼서 멍 했다

낮잠도 두 번이나 자고.. 눈만 뜨고 있었다.


계속 내가 뭘 놓친 걸까?

생각해 보니 급한 마음이 화를 불러왔다.


정신이 빠진 와중에도 나는 돈을 돌려받았지만 다른 걱정이 들었다.

경찰서에 번호를 물어물어 3번째 사이버 수사대에 연결되었다.


경찰은 처음에 내 얘기를 듣고 그게 사기라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냐 물었고 나는 과정에서 확인한 것을 얘기했다.

존리가 운영하는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해서 묻고 영상도보내서 체크를 받았다 전했다.

경찰은 나의 얘기를 다 듣더니 일단 돈을 돌려받았으니 다행이고 ‘존리가 뭐 하러 그런 영상을 찍겠어요.’

라고 말했다.


경찰에 말에 나는 ‘정말 이벤트인 줄 알았다.’

‘목소리도 얼굴도 감쪽같았다.’

라는 다소 멍청한 말을 반복했다.


경찰은 스미싱 사기 같고 악성코드 다운로드하면 그게 더 위험하다 했다.

홈페이지에서 샀는데 이게 왜 스미싱이지? 생각이

들긴 했지만 더 묻지 않았다.


나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그 사이트도 알려주고 싶었는데 거기까진 못 했다.

사기당한 사람이 직접 접수하고 소명할 때나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차갑게 생각되기도 했지만 결국 그건 그들이 해결할 일이다. 사기당한 사람의 일.


그동안 눈 크게 뜨고 똑순이처럼 산다고 생각했는데 한쪽만 보는 바보였다.

어제는 몇 달을 지켜보며 처음으로 복리의 힘도 경험했던 주식을 매도해서 100만 원의 수익금을 만들었었다. 그리고 다음날 천만 원을 잃을 뻔했다.

정말 아뿔싸다.


정신 똑디 차리고 살자!

2026년 액땜 제대로 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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