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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키 Feb 08. 2019

목걸이, 고민된다면

누군가를 위해 목걸이를 골라본 적 있나요?

목걸이, 고민된다면                              

얼마 전, 친구 D의 여자친구 생일이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내가 그녀의 목걸이를 골라 줬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기념일 같은 때 꼭 한 번씩은 목걸이를 받았던 것 같다. 왜 하필 목걸이일까? 반지는 무언가를 약속하거나 속박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고, 귀걸이는 크기가 작아서 왠지 씀씀이까지 작아 보이는데,  목걸이는 상대적으로 그런 고민이 적기 때문인 걸까.



허전한 옷차림을 완성해주는 목걸이


목 피부가 민감해서 목걸이를 잘 하지 않는 나도 집 현관을 나서기 전 거울에 비춰 본 모습이 뭔가 허전하다. 다시 방에 들어와 목걸이를 하고 나왔다. 이제는 추억이 된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이었는데, 친구 D가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고민하던 모습이 겹치면서 오랜만에 좋았던 시절 옛 연애의 추억에 잠시 잠겨 보기도 했다.


심플하지만 여성스러운 목걸이를 추천해 달라는 D의 말에 내가 권해준 목걸이는 스테이션 목걸이(station necklace)였다. 스테이션 목걸이는, 작은 포인트 주얼리가 여러 개 들어가는 디자인 특성상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목걸이의 재미난 이름은 철로의 중간중간 위치한 역(station)처럼 포인트가 되는 주얼리가 하나씩 위치한 모양새에서 유래했다. 체인 중심에 주얼리가 하나 있는 전통적인 목걸이에 익숙하다면 이런 디자인의 목걸이가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분산할 수 있는 포인트 주얼리가 체인 중간에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알 크기가 작아도 은근한 화려함을 풍기는 게 이런 목걸이의 장점이다. 또한 굵은 펜던트나 체인에 비해 노숙함이나 대놓고 꾸민 듯한 부담스러운 느낌을 줄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가 로고를 크게 노출하던 경향을 버리고 자신들의 시그니처 문양들을 스테이션 목걸이로 소화하고 있다.


펜던트? 초커? 오페라? 알쏭달쏭해


목걸이는 은근히 어려운 아이템인데, 자신이 직접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랐는데도 막상 옷과 어울리지 않아 잘 하고 다니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즐기는 패션 스타일을 떠올려 보고, 이제 소개하는 목걸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한번 골라 보자.


가장 흔한 것은 펜던트형이다. 체인 가운데 주얼리 포인트가 있는 것이 바로 펜던트형인데 체인 일체형과 분리형이 있다. 요새는 체인과 참(charm)을 따로 사서 자신의 취향대로 목걸이를 조합하는 것이 유행인데, 판도라(PANDORA)라는 브랜드가 체인과 펜던트의 선택 폭이 넓은 대표적 브랜드이다. 이런 펜던트 목걸이는 가장 무난할 뿐 아니라 체인과 펜던트를 따로 선택할 수 있으므로, 실속파라면 펜던트가 호환 가능한 목걸이로 선택해 보자.


초커 목걸이는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아이돌들이 착용하는 밴드 형식의 목에 딱 붙는 목걸이가 바로 그것이다. 일명 ‘개목걸이’라고도 하는데, 초커는 사실 쇄골 라인 정도 오는 짧은 목걸이를 뜻한다. 목이 깊이 파인 것을 선호하지 않거나, 셔츠류를 즐겨 입는 사람은 긴 목걸이를 할 경우 메달 부분이 가려지므로 짧은 초커형 목걸이를 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얼굴과 가까워 화사해 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다른 목걸이와 레이어드 했을 때도 멋스럽다.


반면, 가슴 위까지 올 만큼 긴 목걸이가 오페라 목걸이다. 이런 목걸이는 볼륨감이 있어, 보통 화려한 옷과 매치하거나 옷 위로 내어 입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통 보트넥 상의나 드레스와 같은 옷에 매치한다. 두 번 감아 활용할 수도 있어서, 생각보다 두고두고 잘 쓸 수 있는 아이템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오페라 길이의 진주목걸이는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클래식함의 대명사다.


내 목걸이를 골라줬을, 얼굴 모를 그녀들에게 감사를. 당신이 받은 선물도 선물한 사람 외의 누군가의 수고가 묻어있을 수있다.


D에게서 온 메시지


“연우야, 여자친구가 목걸이 마음에 든대. 너 센스 있다고 칭찬했어! 고마워!”


내심 긴장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피드백을 듣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목걸이를 받고 좋아했을 친구의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뿌듯함과 고마운 생각도 들었다. 나도 누군가가 골라준 목걸이를 받아 봤는데, 이번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의 목걸이를 골라 줬다. 둥근 목걸이 줄의 체인처럼 그녀와 나는 이렇게 서로서로 그림자같이 목걸이를 골라 주는 거대한 품앗이 계원이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들었다.


다음에 선물 받을 기회가 온다면 마음속에 나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의 목걸이 하나 정도 선물하는 이의 수고를 덜기 위해 ‘찜’해 둬도 좋을 것 같다. 브랜드와 가격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길이로 말이다. 후일 나에게 목걸이를 선물할 남자가 고민할까 봐서 나도 참고로 ‘오페라 길이의 스테이션 목걸이’가 갖고 싶다고 밝혀 놓겠다. 뭐, 꼭 사달라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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