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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키 Oct 27. 2020

라이브 커머스의 매출이 넘사벽인 이유

생방송이 주는 '생동감'과 '공감'의 힘

라이브 스트리밍이(Live streaming)이 왜 커머스의 강력한 무기일까? 생방송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방송 사고나 자막 송출 등의 변수가 많아, 퀄리티 컨트롤이 힘들다. 그만큼 제작/송출에 있어서 방송이 되는 순간에 수 배의 노력이 든다. 그런데도 생방송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녹화 방송은 줄 수 없는 ‘실시간성’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생방송, 너 매력 있다!

생방송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한 번 다 끄집어내 보자. 대부분 '현장감'과 '생동감'을 요하는 내용이 필요할 경우 생방송을 활용한다. 그날그날의 속보를 가장 신속하게 전해야 하는 뉴스, 정보가 미리 알려지면 재미가 확 떨어지는 프로그램들(연말 시상식, 오디션 프로그램 등),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프로그램에 주요한 재미 요소이거나 공정성에 의해 중요한 프로그램(음악 방송, 복권 당첨 방송)등이 생방송을 한다. 또, 라디오도 대부분 생방송으로 이루어진다. 라디오는 영상 대신 오디오만으로 전송되는 대신 감각의 빈자리를 '실시간성'과 청취자와의 전화연결, 문자 참여 등 보조적 수단으로 구현한 ‘소통'으로 채운다. '생방송'의 매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라디오가 올드 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명력을 갖는 건 거의 대부분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실시간성이 주는 '생동감’의 힘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DJ가 "와! 날씨 너무 좋죠. 제가 있는 곳은 구름 한 점 없는데, 여러분이 계신 곳은 어떤가요?"라고 걸어오는 말에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기란 쉽지 않다. "현재 시간은, 11시 11분 23초를 지나고 있습니다." 등의 언급도 많이 한다. 시청자 참여 코너도 있어서 바로 전화 연결이 가능하기도 하다. 현재 나와 동시에 소통하고 있다는 매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DJ의 말에 답하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방송이 아니라 사람들은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상담을 받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듣기 위해서 신청곡을 요청한다. 그러면서, DJ를 연예인이 아니라 친숙한 대상으로 여기고 충성도 높은 청취자가 된다.

라이브 커머스의 할아버지 격인 홈쇼핑도 라디오처럼 생방송의 실시간성을 잘 이용한다. 쇼호스트들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일 저녁 드라마가 끝난 시간. 고객들이 드라마 시청을 마치고 다른 채널로 이동하기 위해 채널을 넘기다 홈쇼핑 채널을 지나칠 때 "지금, 드라마 <OOOO> 보고 넘어오신 분들. 너무 화나시죠! 시원한 사이다 같은 할인 소식 알려드릴게요."라든지. 밤 11시, 출출한 배를 쓸어내리며 티브이를 켠 시청자에게 맛있는 야식 메뉴인 족발을 팔면서 직접 보고 살 수 없는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한계를 영상으로 극복하며 상품의 포장, 포장을 벗겼을 때의 먹음직스러운 본품의 자태, 제품을 먹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지금같이 늦은 시간에는 배달도 마감한다며, "한 번 구입으로 비용부터 배달 시간 걱정까지 해결!"이라 외치며 시청자의 데일리 플로우(Daily flow)에 맞는 공감 멘트를 하는데, 안 사고 배기랴. 단순히 구매에 효과가 있는 것뿐 아니다. 고객들은 상품 전문가인 쇼호스트들에게 친숙함을 느끼면서 그들의 조언에 의존하게 되고 채널에 로열티(loyalty)를 갖게 된다.


생방송, 너 매출도 빵빵하다?

실시간성은 생각보다도 영향이 크다. 실제로, 생방송을 하는 '홈쇼핑'과 녹화 방송을 하는 '데이터 방송(T 커머스)' 채널을 보면 이런 실시간성의 파워풀함을 체감할 수 있다.


2018년 홈쇼핑과 데이터 방송의 매출 차이(방송 사업 매출액 기준)

홈쇼핑 업계(7개 채널)의 총매출 30조 740억
데이터 방송(10개 채널)의 총매출 4조 3,741억  


(단위: 백만원,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방송산업실태조사」)


두 산업의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데이터 방송의 매출이 홈쇼핑의 14%에 불과하다. 매출 규모 차이가 무려 7배가 넘는다. 두 채널은 얼핏 봤을 때는 포맷상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 둘 다 상품 전문가인 쇼호스트가 물건을 설명하고 판매한다. 상품의 가격, 구성이나 타깃 하는 고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홈쇼핑에서 PD로 일하면서 같이 방송을 했던 협력사들이 홈쇼핑과 데이터 방송 모두를 거래한다. 두 채널의 차이라고 하면 홈쇼핑은 생방송으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재핑(Zapping: 시청하던 방송 프로그램이 끝나서 시청인구가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시청 습관으로 일어나는 시청률 이동 현상)을 모니터링 해 잡을 수 있느냐(이들을 타깃으로 방송 큐시트를 짜고, 방송 전략을 짬) 없느냐 정도이다(셋톱박스 내에서 구매까지 이루어지는 데이터 방송의 기술 이야기는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자).

물론 단순히 두 산업의 매출을 이 둘의 온전한 잠재력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 각 산업의 사업자 수가 홈쇼핑은 총 7개사(CJ 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공영 홈쇼핑)와 데이터 사업자 10개사(SK 스토아, K쇼핑, 쇼핑앤티, 신세계, W쇼핑, GS MYSHOP, CJ, 롯데 원 티브이, NS)등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투자하는 채널도 홈쇼핑은 지상파 채널 사이의 더 비싼 채널을 사용하고 비교적 데이터 쇼핑은 종편과 케이블 방송 등의 사이에 있는 뒷 번호를 차지하고 있어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영향력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현재의 신업 사이즈는 수년에 걸친 운영의 결과이므로 이것이 생방송의 산업적 가능성이 만들어낸 차이로 봐도 아주 크게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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