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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제트 Nov 11. 2023

남겨진 시간

시시(視詩)하다

남겨진 시간


남겨진 시간이 잔을 홀짝인다.

넘겨진 알콜이 남은 시간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째깍 째깍

취하는 시간일까?

어두워져 가는 마음일까?


하루가 빠르다고 누군가 푸념할 때

저녁은 꼴딱거리며

마지막 잔을 어둠에 들이 붇는다.

이뢔도 안 취할꼬야?


"이제는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시계가 하루를 넘기며 혀 꼬부라진 소리로 쫑알댄다.

하루를 넘기려면 취해야 돼

초침이 쉬지않고 움직이듯이

미치도록 사랑하듯이


여전히

남겨진 시간이 홀짝이는 식탁 위에서

남겨진 빈 잔

넘겨진 어제가 

미안해, 사랑하지 못했어

남겨진 애절한 목소리로

"이제는 정말 취해야 할 시간입니다

사랑에

시에

남겨진 시간에"


==================================

" " 사이에 들어간 건

다 아시다시피 보들레르의 시 <취하라>에서 따온 싯귀입니다.

20대에 이 시를 외웠고 60대에도 여전히 이 시를 사랑해서 졸시에 끄집어 넣는건 표절이라 하지 않고 오마주라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고 저쩌고 주절대면...

냅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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