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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트라슈 Dec 15. 2020

브런치를 대하는 나만의 원칙

지극히 개인적인

브런치에 가입한 지 2년, 작가란 호칭을 부여받고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블로그처럼 가입만 하면 글을 쓸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작가 신청을 해야 하는 걸 알고는 한동안 모른척하고 있었다. 


그러다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아서 어디든 털어놓자는 심정에 등록한 글이 한큐에 당첨(?)되어 그때부터 비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글이 잘 써지는 때가 언제인지 가만 생각해봤더니 마음속에 한(恨)이 가득할 때였다. 


신입사원 때 회식자리에서 술만 마시면 우는 여자 선배가 있었다. 처음엔 당황스럽다가 나중엔 이유가 궁금해져서 어느 날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보았다. 


"엄마, 우리 부서에 술만 마시면 우는 여자 선배가 있는데 왜 그러는 걸까?" 


그러자 한치의 망설임 없는 엄마의 답변.. 


"그건 마음속에 한(恨)이 많아서 그럴 거야"


당시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해보니 이해가 되고 있다. 당시에도 브런치가 있었다면 그 여자 선배는 좀 덜 울지 않았을까.. 




마음속의 한(恨)과 울분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가끔 자의든, 타의로든 마음이 정화되는 날에는 글쓰기를 쉬기도 한다. 나는 여기에 쓴 글들로 책을 내고 싶은 생각도,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도 없기 때문에 오롯이 내 바이오리듬(?)에 맞춰 한풀이 일기를 쓰고 있다. 


(분노의 타이핑)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 같지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자서전 쓰기'이다. 대학생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의 일대기를 A4용지 15장 분량으로 작성해놓으셨다. 


거기엔 할아버지의 어렸을 때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외할머니 이야기가 아닌 게 키포인트), 파독 광부 지원했다 부모님한테 끌려 온 이야기, 태백에서 일 한 이야기.. 등 우리는 물론, 엄마와 이모들도 몰랐던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전까지는 자서전은 위인들이나 유명인들만 쓰는 것인 줄 알았기 때문에 꽤나 큰 충격이었다. 그 경험으로 나도 언젠가 내 이야기를 이렇게 가족들이 두고두고 볼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들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엉성하게 시작했지만 브런치를 대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 내가 가진 사회적 타이틀로 이목 끌지 않기 (학교, 직업, 직장 이름 등)

나는 대놓고 내 배경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드러낼만한 대단한 배경도 없지만..) 그래서인지 그렇게 쓰인 다른 사람의 글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글의 전개에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님에도 'A대기업을 다니는 철수씨의 이야기'나 '정신과 의사 영희씨의 이야기'에는 손길이 잘 가지 않는다. 나는 그냥 '사람 철수씨의 이야기' '인간 영희씨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구독자 수와 라이킷에 신경 쓰지 않기 (feat. 알림 off)

가입 초기 디폴트 설정으로 라이킷이 올라가니 핸드폰으로 알림이 계속 왔다. 기분은 좋았지만 뭔가 계속 그 소리에 끌려다니게 되는 내 모양새가 심히 보기 좋지 않아 그때부터 알림은 모두 off 처리했다. 

 


이건 마치 뭐랄까.. 딱 이런 느낌?

instagram @thankyoumin


* 메인 이미지 : daum 브런치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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