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앤절린 밀러]

보호자가 돼야지. 조장자는 되지 말아야겠어요.






---

우리는 완벽할 필요도 없고, 초인적 영웅이 될 필요도 없다.

---



책은 한때 인에이블러(조장자)였던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해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다고 본인은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의존하게 함으로써 의존자가 자율적으로 삶의 과업을 수행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을 박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인에이블러들을 위한 지침서로 쓰였습니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인간 발달과 가족 관계 관련 학위가 있었기에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해요. 알코올 중독자가 있는 집안에서 성장하여 가족에게 미치는 고통을 그대로 떠안으며 불안증과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하지만 둘째 아들 존이 스무 살이 되기 직전 광적인 정신적 착란을 일으키며 분열 정동 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하자 망연자실했고 퇴원하고 돌아오던 날 남편과 아들의 행동에 대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 품었던 일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두를 망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한 계기가 되었던 거죠.



저자는 찾기 시작했어요.

가족의 안위를 위해 온갖 자료를 섭렵하고 자립 프로그램을 검토해 보면서요. 하지만 그로 인해 얻은 통찰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차근차근 돌아보게 됩니다. 

아들의 병 외에 모든 것들을 거리를 두고 보게 되며 그동안 행 해왔던 일들이 도움이 아닌 스스로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꼴이었다는 걸 자각했고 그녀 자신부터 변화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남편과 아들은 자기 문제와 부딪치며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며 글을 마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도 인에이블러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은 아이들의 자립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거라고 했지만 아이들도 저에게 의존자로서의 면모를 보일 때가 있거든요. 

저자는 그에 따른 방편으로 이렇게 말해요.


---

무엇을 하려고 결정하든, 꼭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기를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한다.

---


아이들을 키우며 끊임없이 정답이 없는 질문을 해요.

소신껏 키우자고 다짐했다가도 또 어느 순간 제자리걸음이고요. 누군가에게 묻는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내 아이들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것도 나이고, 또 누군가는 부모교육을 듣는 제게 그러더라고요.

부모와 아이의 성격이 다 다르기에 강연자들마다의 연설에 정확하게 따라 할 필요도 없고, 거기에 내 행동을 끼워 맞춰 내가 틀렸다고 자책하지 말라고요.

어떻게든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었기에 들었던 강연들마다

'아 저렇게 말하면 되는구나'

'아 이럴 땐 내가 좀 피해 있어야 하는구나' 그랬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부모 잘못이라고 하니까 전 정말 내가 잘 못하고 있구나 싶어 안 맞는 옷을 굳이 끼워 맞춰 입으며 불편을 감수하고 지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어요. 그렇게 점점 줄어든 니트를 입고 따뜻하게 지내보겠다고 늘리는 사이 내 안의 온기는 식었다 데워졌다를 반복하며 점점 차디차게 냉골이 되었고요.

늘 아이들에게 말해요.

엄마가 감정 기복이 심해 표정 변화 없이 너희를 대하더라도 엄마가 너를 미워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요.

책 후반부에는 인에이블러에서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 훈련들을 제안하고 있어요. 실전 가이드에서 제시한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이루는 것이 목적임을 기억한다면 저는 표정 장인으로 거듭나 있겠죠?























작가의 이전글 혼자라고 움츠러들지 말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으로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