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진정으로 오필리아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녀의 순수한 영혼을 사랑했던 것이지, 덜 자란 마음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오필리아의 어색하고 딱딱한 말투를 듣고 햄릿은 참견 잘하는 허풍선이 폴로니우스가 뒤에서 조종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화가 났다. 사랑스럽고 순진한 오필리아 마저도 왕실에 만연한 타락의 독에 물들어 버린 것이다. 햄릿은 그녀에게 잔인한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 피비린내나는 복수의 길을 걷게 할 수는 없었다. 햄릿은 오필리어가 타락한 엘시노어를 떠나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_ 햄릿
햄릿의 성격에 대해 써놓은 비평들을 읽어보면, 그가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대부분 그의 그런 기질의 묘사에 중점적이다. 그런데 사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그 때문에 복수가 미뤄진 것 보다도, 그가 다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고결한 영혼을 지녔다는 것에 있다. 그렇게 타락한 세계 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지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복수마저 세속적으로 물든 복수가 아닌, 타락한 세계를 향한 신성한 신의 외침으로써 작용한다. 그러므로 햄릿이 비극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것은 문학적 트릭일 뿐이다. 사실 그는 신적인 존재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