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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 Nov 14. 2024

나를 알지 못 하는 당신에게

  




점심, 콩나물 국 하고 5,000원 짜리 스페인 와인 한 잔


괴테


콩나물 국 먹으면서 책읽기.

산다는 것, 생각한다는 것, 믿는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문학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맺어야만 한다. 따라서 독일인에게는 진실하게 산다는 것이 곧 아름답게 산다는 것

을 의미한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다음으로 아끼는 책 중 하나.


저는 거의 말이 없었습니다. 당신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만남을 부질없는 질문이나 어리석은 말로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신은 궁핍이나 고난에 빠진 사람들보다는 행복한 친구들을 더 좋아합니다.

그는 놀랐다. 돌연 아무도 모르게 문이 활짝 열리며 차가운 기류가 다른 세계로부터 그의 정지된 공간으로 흘러드는 듯 싶었다. 그는 한 여인의 죽음을, 그리고 불멸의 사랑을 느꼈다. 그는 자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허물지는 것을 감지했다.


슈테판츠바이크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과도한 자기연민을 외면하지 않은 채 오히려 그 극도의 찌질함과 연민의 감정 소용돌이 속으로 더 파고들어서 예술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이 자위하는 인간을 향해 나쁘다고 비난을 하는 격이라면, 츠바이크의 문학은 그 자위가 나쁜 것이 아니고 매우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그 자기연민에 더 도취되어 결국엔 진실함과 아름다움과 극 순수함과 조우할 수 있도록 문학적 마법을 부린다. 베르테르가 자신의 괴로움, 슬픔을 방어기제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에 아름다운 것 처럼, 참된 자기 자신을 결핍이든 연민이든 교만함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참 드물지만 멋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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