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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은 Mar 24. 2024

無스펙자인데요, 면접 수석입니다.

37:1의 경쟁률, 동종업계 최대규모 공공기관에 입사하다.

1. 당신의 스펙은?


제 스펙은 정말 無스펙이라고 할 정도로 빼어난 구석이 하나 없습니다.

그 스펙을 공개해 봅니다.

<학력>
  - 지방거점 국립대학교 생물 관련 학과 학사 졸업 (학점 3.7/4.5)
  - 지방거점 국립대학교 생물 관련 학과 석사 졸업 (학점 4.3/4.5)

<자격증>
  - 공인영어점수 : 無
  - 자격증 : 운전면허증 2종 자동

<경험>
  - 정부출연연구소 인턴경험 2회
  - 교내 서포터즈 활동 1회
  - 교외 서포터즈 활동 1회(대상, 하지만 전공과 관련 전혀 없음..)


누군가는 '그래도 넌 석사학위가 있잖아!'라고 할 수 있지만 제가 들어갔던 회사에서는 학위가 전혀 필요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저 자기소개서에 채울 내용을 제공해 주었을 뿐이죠.

입사해 보니, 저만큼 초라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면접 갔을 때부터 느꼈지만, 저보다 훨씬 경험 많고, 공공기관에 대해 잘 알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갓 졸업한 햇병아리 었어요.

'연구'라는 큰 틀에서는 동종업계지만, 게임으로 치면 저는 플레이어, 회사는 게임 회사의 역할을 하는 것과 비슷했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형태는 아니었지요. 그래서 제가 입사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업계에 종사하다 온 수많은 중고신입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저만의 방향을 잘 잡아야 했습니다. 






2. 초라한 스펙으로 면접 수석한 썰 풉니다.


제가 지원했던 회사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준정부기관이었습니다.

경쟁률이 37:1에 달해서, 후덜덜하진 않지만 작지도 않은 경쟁률이었습니다.

그리고 총 4차(서류 - NCS - 다차원면접 - 최종면접)에 달하는 집요한 채용프로세스로 꽤 악명이 높은 회사였습니다.


심지어 저는 무슨 패기였는지, 딱 이 회사 하나만 지원했습니다(...)

멀티가 잘 안 되는 스타일이기도 했지만, 입사해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안 생기면 서류를 쓰는 것부터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다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해 줬지만, 그게 좋은 방법이든 아니든 저에게 맞는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에 고집을 피웠고,


결국 첫 회사, 첫 면접에서 당당히 1등으로 합격했습니다.

TMI. 이직한 회사도 단 1명 뽑는 곳에 합격함






3. 너, 언변이 뛰어난가 보구나?


아닙니다. 

저는 평소에 대화할 때 말을 자주 더듬고, 긴장하면 앉아있어도 다리가 떨려서 옆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침착하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이 행동들은 면접 컨설팅에서 많이 하는 단골 질문 두 개에 해당하죠.


‘말을 더듬으면’ 혹은 ‘긴장한 티가 나면’ 점수가 많이 깎일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이 면접관이라고 했을 때, 아래 두 사람 중 누구를 채용할 것 같나요?

A : 말을 유창하고 수려하게 잘 하지만 답변에 컨텐츠(핵심 내용)이 없음
B : 말을 좀 더듬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질문의 의도에 맞게 자신의 역량을 잘 표현함.

누가 봐도 B를 뽑을 것 같지 않나요?


여러분이 면접의 내용이 아닌 다른 요소들(비언어적 요소 포함)에 더 집중하고 걱정한다는 것은, 컨텐츠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비언어적인 요소도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면접장에서 바르게 앉아 똘망똘망한 눈으로 답변하는 사람이 다리를 달달 떨며 눈도 못 마주치고 답변하는 사람보다는 분명 좋은 인상을 주겠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자신만의 강점을 담은 컨텐츠를, 일목요연하고 논리 정연하게 잘 다져놔야 합니다.


그런데 컨텐츠를 조립하고, 완성시킬 때도 사람들이 착각하고,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면접관의 입맛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입니다.


면접 컨설팅에서 많이 나오는 또 하나의 단골 질문 중 하나지요.


‘~와 같은 질문에서 면접관이 좋아하는 답변은 무엇인가요?’
‘모범 답변은 무엇인가요?’


그리곤 그 프레임에 본인의 경험만을 치환해서 면접장에 들고 갑니다.

하지만, 그 프레임이 여러분의 경험을 매끄럽게 표현해 줄 수 있는 틀이라는 것을 확신하실 수 있나요?


여러분이 면접준비를 할 때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것은, 요즘 핫한  ‘퍼스널 브랜딩’과 일맥상통합니다.

내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경험에서 어떤 강점을 이야기하면 좋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기를 원하는지 말입니다.


이 과정이 탄탄하게 진행되고 나서, 각 회사 별 특징에 따라 같은 경험이라도 어떤 말로 풀어나갈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과 같이 진보적인 성향의 회사라면 좀 더 진취적이었던 면모를 부각하고, 공공기관 등 보수적인 성향의 회사라면 타협, 조율 등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지요.


즉, 컨텐츠가 명확하게 잡혀있어야 ‘글’ 과 ‘말’이라는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경험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리스트화했는지입니다.

이것이 본질이고, 이 본질이 한 번 정립되고 나면 어떤 회사에 가서 어떤 면접을 보더라도 최소한 ‘동문서답’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본질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저는 4가지 스텝을 진행했습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과거의 저처럼 막막할 사람들을 위해 그 과정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두괄식으로 답변, 스크립트 작성하는 형식 등의 스킬적인 부분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저보다 능한 분들도 많을뿐더러, 기술보다 먼저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내 면접은 내가 이끌어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격 확률이 올라갑니다.



'1분 자기소개'는 면접의 전략입니다. (중략) 면접의 전략이라는 것은 뭐냐면 내가 오늘 면접관님께 던질 내용을 '나는 요 내용 안에서 끝낼 거예요.'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유튜브 면접왕 이형 <면접관이 알려주는 1분 자기소개의 모든 것>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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