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이틀 전에 벼락치기했더니 성공해버림
필기 합격자가 발표되고, 약 열흘 뒤가 바로 면접이었습니다.
회사가 좀 큰 경우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잘 운영되곤 해서, 면접 대상자들이 그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스터디를 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 채팅방에서 온라인 스터디, 그리고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오프라인 스터디도 만든다기에
참여하여 총 2개의 면접스터디를 열흘동안 빡세게 했습니다.
정말정말 정신없는 기간이었는데, 그럴 만도 한 것이 대학원에 다니면서 동시에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평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실험을 한 뒤, 퇴근하자마자 온라인 스터디를 하고,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주말에도 종종 실험을 하러 가야 하는 바람에, 오후에 학교에 갔다가 4시쯤 오프라인 스터디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스터디를 하기 전에 면접에 나올만한 주제를 찾거나, 공부할만한 거리를 각자 맡아서 조사해 가야 했기 때문에 개인 준비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2개는 좀 벅찬가, 싶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두 스터디의 형태에 의한 장단점은 뚜렷하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온라인 스터디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간을 좀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생각보다 모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각자의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오프라인 스터디는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하다 보니 좀 더 긴장감 속에 면접준비를 하게 된다는 점이 장점이겠습니다.
제가 느낀 스터디의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다양한 면접대상자들을 만나봄으로써,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단, 받은 피드백을 내 것으로 수용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말짱도루묵... 그래서 다회성 스터디를 하는 경우 전에 지적받았던 사항이 고쳐졌는지 확인해 달라고 스터디원들에게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그리고, 다양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 피드백을 주는 과정에서 '내가 면접관이라면'을 탑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겪어보는 것은 간접경험의 폭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3)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피드백을 듣고, 공부할 수 있다.
: 정면교사이거나, 반면교사이거나...
(4) ★ 각자의 전공, 관심사,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잘 몰라서 놓치고 있었던 좋은 토픽을 건질 수 있다.
위의 이유들로, 스터디를 1개 하는 것보다 2개 하는 것이 나았습니다.
보통 한 번에 너무 많은 인원들이 참여하면 정신없고, 정리도 안되고, 이끌어 나가기 힘들기 때문에 4명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런데, 4명만 하기에는 풀이 조금 적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면접관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터디마다 준비하는 방법이나 방향이 다릅니다. 실제로 온라인 스터디에서는 개인PT발표 위주로, 오프라인 스터디에서는 논술 위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원했던 회사처럼 한 날에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진행한다면, 확실히 1개의 스터디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다만 다다익선은 아닙니다.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수용하고, 체화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데
스터디 일정에 쫓겨 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적당한 수의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고립된 대학원 생활(...)로 인해, 시사나 트렌드에 눈먼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으레 공공기관 면접이 대부분 그렇듯, 그 해의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면접 문제로 출제가 됩니다.
평소 아무리 능수능란한 언변을 지녔다 해도, 기본 지식이 없으면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면접 가기 전, 기관과 관련된 여러 이슈와 뉴스를 공부하고 가는 것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필기 발표 후 짧은 기간의 준비시간만 주어질 경우,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저처럼 면접이 처음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모릅니다.
스터디에 가면 다른 비슷한 공공기관에 지원해 봤던 사람이 꽤 많습니다.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분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이게 저에게는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대충 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에서 말했듯, 스터디원들의 전공, 관심사, 경험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회이슈에 관해서도 특히 더 관심 같고 공부하는 부분이 다 다릅니다. 이럴 경우에는 각자의 지식을 나눔으로써,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함께 공부했던 조원들이 논술에 나올 것 같은 주제를 몇 가지 이야기해 주었는데, 그중 두 개가 실제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ESG, 블라인드 채용 관련)
그때 당시 저는 ESG라는 단어를 생전 처음 들었는데(ESC는 압니다만...) 모르는 개념이 나오니 식겁해서 그날 저녁에 집에 돌아가 급하게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그분의 지식이 없었더라면 저는 보잘것없는 답변을 쓰고 탈락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줬다가 그게 문제에 나오면, 그 사람만 붙고 내가 떨어지는 거 아냐?'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받고 싶으면 본인도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불합격한다면, 내가 그 사람에게 알려준 무언가 때문은 분명 아닐 겁니다. (마음씨를 곱게 먹읍시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의 경우 청년인턴제도가 있는데, 지원하는 회사에 인턴 경험이 있으신 분들을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회사의 분위기나 현직자가 아니면 모르는 업무 유형 등 배울 것이 많으니,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하면서 많이 배우시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