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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Jul 27. 2023

45. 스웨덴스러운 여름일상

오랜만에 극장나들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이게 집에서 보는 거랑 극장에서 보는 건 좀 맛이 다르다.

스웨덴어로 된 영화는 보기가 버거워서 

되도록 영어로 원작인 영화를 찾아본다.

영어 원어, 스웨덴어 자막이 그나마 극장에서 내가 볼 수 있는 옵션 중 하나...

100% 다 이해가 되진 않아도 영화의 흐름을 읽을 수는 있는 정도;;

애니메이션이라 스웨덴어로 더빙된 것을 훨씬 더 찾기 쉬웠다.

영어 원어로 나오는 걸 찾기가 힘들긴했지만 관이 조금 작았던 것 빼곤 좋았다.

어른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나 같이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성인관객)

의외로 (스웨덴기준)외국인 아이들이라던지

스웨덴 현지 청소년들도 꽤 많이 보였다.


영화는 좋았다.

담백하면서도 한국인이 공감할만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물과 불로 그려진 두 주인공의 연결도

뭔가 나와 내 남편과의 관계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공감도 되고.

5년만에 다시 만난 고슴도치.

스웨덴에 살고 있는 야생 고슴도치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진짜 만나기 힘든 아이들이다.

5년 전 처음 스웨덴에 놀러 왔을 때 우연히 길가에서 만나고

그 후로 계속 만나고 싶었지만 쉽게 보여주지 않은 비싼 아이들...

그런데 우연히 아침 산책길에 만났다!

감격ㅠㅠ

날씨가 좋아서 근처 태국음식점에서 음식 포장해서

공원에서 소풍삼아 자리 펴고 먹었다.

여기 식당은 우리가 수도 없이 포장해서 먹은 곳인데

포장해서 집에서만 먹다가 공원에 나와서 먹으니 또 색달랐다.

편하기론 집이 편하지만 뭔가 공원에서 자리 펴고 먹으니 놀러 온 느낌?!

일년만에 다시 찾은 이케아.

시내에 생겨서 여기 외곽 이케아는 잘 찾지 않는 거 같다.

크게 살 가구나 그런 것도 없고...

시내 이케아는 규모가 작아서 소품 위주로 사긴 간편하지만

외곽보단 확실히 물품 수가 적다.

오래만에 이케아 밥도 먹을 겸 왔다.

가성비는 좋지만 딱 가격만큼 하는 맛...ㅎㅎ

난 큰 기대가 없어서 그냥 괜찮게 먹었는데

우리 남편은 뭘 기대했는지 투덜투덜!

식당에서 팔고 있는 음식이나 식기는 이케아에서 다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린 굳이 사진 않았는데 냉동미트볼이나 링곤베리잼은 나름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구경만 하려다가 결국 주방선반이랑 소품을 몇가지 사서 갔는데

설치해보려니 사이즈가 안맞는 선반이 있었다.

고민하다가 남편이 온라인 상담받고는 

결국 시내 이케아에 와서 환불 받았다.

겉플라스틱 포장을 뜯어서 환불 안 될 줄 알았는데

상태만 양호하면 어느 매장에서나 가능하다고!

다행이다... 다시 외곽으로 나가기엔 좀 힘들어서 결국 시내로 가지고 나와서 환불절차를 밟았다.

시내 나온 김에 오랜만에 야외 브런치.

내가 좋아하는 카페이자 식당인데 남편이랑은 처음이다.

항상 사람들로 붐비니까 남편이 싫어했는데

야외자리엔 그나마 한가해서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최애 당근케이크

투박하지만 맛이 좋다.

플랫화이트

라떼


뭐가 다른지;;;

그런데 난 플랫화이트가 미묘하게 더 끌린다.

남편이 먹고 싶어해서 시킨 아메리칸 팬케이크

스웨덴식 팬케이크는 프랑스 크레이프처럼 굉장히 얇게 부쳐먹는데

아메리칸식은 이렇게 두툼하고 폭신하다.

난 아메리칸이 좋다...ㅎㅎ

토핑은 고를 수 있는데 내가 베리로 골랐다.

살짝 부실한 베리의 양이지만 전체적으로 맛이 좋았다.

2차로 먹은 젤라또.

항상 지날 때 마다 꽤 긴 줄이 있던 곳인데 

이번에도 줄이 있음 안먹을려다가 

줄이 없길래 냉큼 들어가서 골랐다.

그런데 피스타치오를 고르면 추가요금이 든다고...

그래도 우린 항상 디폴트로 피스타치오를 골라서 그냥 추가요금 내고 선택!


3차는 커피

공원으로 갈 거라서 그냥 편의점 커피를 사다가 갔다.

중간 사이즈 골라서 남편이랑 나눠 먹으려고.

스웨덴 카페에선 커피 양이 진짜 작은 편인데 

편의점 커피는 양이 많다.

공원에 자리 잡고 바게트랑 커피를 먹었다.

집에서 먹으려고 포장한 바게트인데

커피를 먹으니 또 땡겨가지고 절반을 순삭...ㅎㅎ

최애 빵집 바게트였는데 여긴 바게트도 잘하네ㅠ

프랑스가 살짝 그리워지던 순간이었다.

최근 한국이 비 피해로 난리였을 때

스웨덴 뉴스에 나왔다.

환경문제에 예민한 나라라 그런지 

지구기온이 오르면서

가뭄으로 심각한 나라들과 

고온에 시달리는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비가 미친듯이 내려서 피해 본 나라들의 소식을 전해주더라.

좋은 소식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서 좀 그랬지만

우리나라 소식을 스웨덴 9시 뉴스가 같은 곳에서 내 주는 것에 좀 놀랍고 반갑고 

그랬다.


좋지 않는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뉴스지만 

매일 체크해야 직성이 풀린다.

여러 가지 일들로 많이 가라앉았던 요즘...

날씨는 좋은 편이지만 반대로 나는 계속 뭔가 무겁다.

이상하리만치 무겁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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