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자의 덕심 가득한 아이유 첫 팬콘 ‘I+UN1VE5SE’ 후기
이번주 토요일, 아이유가 데뷔 후 처음으로 개최한 팬콘서트에 다녀왔다. 취재 아니고 티켓팅해서 갔다. 1층 9구역이었는데 아주 가까운 자리였음에도 더 가까이 보고 싶었다. 아이유가 5명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각 돌출 무대에 한 명씩 가도 한 명이 남을 텐데. 360도 무대는 처음이라 자꾸 내 반대편 쪽으로 아이유가 갈 때마다 왠지 서운해졌다. 그래도 언니 사랑해.
첫 곡은 ’셀러브리티‘였다. 이 노래 가사가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밴드 라이브로 들으니까 정말로 마음이 벅찼다. 마음의 결을 쓰다듬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나 정말 여기 오기 잘했구나, 유애나라서 행복하다, 언니도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다. 음악으로 교감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것 같았다.
‘비밀의 화원’ 무대는 말 그대로 아이유가 준비한 화원에 초대 받은 듯했다. 분명 내 돈 내고 내가 직접 티켓팅해서 보러 온 것임에도 이런 부귀영화를 누려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겸손해졌다.
사실 ’하바나‘는 ’모던타임즈‘ 발매 당시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었는데 무대로 보니 눈이 정말 황홀해졌다. 언니도 토요일 공연 끝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하바나‘가 자꾸 생각나지 않냐고 올렸는데 진짜로 자꾸 생각나서 지금 듣고 있다.
‘스트로베리 문‘ 어쿠스틱 버전은 또 어찌나 좋던지. 세상을 가져보니 어때. 언니 너무 좋던데요…
댄스가수 아이유의 면모를 볼 수 있는(ㅎㅎ) ’삐삐‘와 ’코인‘ 무대도 정말 좋았다. 특히 ’코인‘은 ’라일락‘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기에…! 우리쪽 보고 무대해줘서 언니의 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못 하는 게 뭔데 진짜.
‘있잖아’ 무대를 할 땐 토롯코를 타고 플로어랑 1층 사이를 돌았다. 그래서 언니 용안을 엄청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블루밍’은 유애나의 칼같은 응원법에 내가 다 감동이었고, ‘밤편지’와 ‘마음’ 떼창을 할 때는 내 안에 있는 응어리가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무대에 앉아서 우리 노래를 경청하는 언니 모습도 감동이었다.
앵콜은 ‘빈 컵’과 ‘바람꽃’, 마지막으로 ’드라마‘였다. 무대 구성과 선곡을 보면 팬콘서트는 유애나만을 위해 준비한 아이유의 축제라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유애나를 위한 코너들도 많고, 언니의 재치있는 멘트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넬의 ‘지구가 태양을 네 번’ 커버와 카이의 ‘로버’ 챌린지도!
15년 전 ‘미아‘를 듣던 초등학생은 어느덧 훌쩍 자라 사회인이 됐고, ’미아‘를 부르던 중학생 아이유는 잠실종합운동장과 체조 360도를 모조리 채우는 아티스트가 됐다. 아이유와 동시대에 태어나 세월을 같이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유가 그동안 구축해온 우주에 나도 한 틈 끼워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유 데뷔 50주년 기념 디너쇼 티켓팅을 위해 오늘부터 연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