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은 때론 참 난감하다. 조언을 하는 사람은 상대를 위한다는 명분을 갖고 뿌듯해하겠지만 사실 그것은 조언자의 가치관이나 사고를 멋대로 강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조언이 아니라 참견이 된다.
내가 아는 프랑스 여성은 그런 면에서 매우 쿨하다.
나는 나, 너는 너라는 경계가 아주 명확하며 함부로 상대의 세계에 자신의 흙 묻은 발을 들이지 않는다. 물론 상대가 자기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도 금지다.
조언이랍시고 멋대로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말을 들으면 정확하게 '노'라고 말하자.
다만 이때 감정적으로 반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잊지 말자. 조언이 소용없는 꽉 막힌 사람이라는 인식은 굳이 심어줄 필요가 없으니까.
노구치 마사코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조언이랍시고 멋대로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 이 부분에서 '꼰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본인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리해 보면 '꼰대'란 상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상대가 원하지 않는 조언을 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으며 강요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경험'이라는 틀에 갇혀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위치라는 사실에 우월감을 느끼며 상대가 원하지 않는 조언을 하는 것은, 상대의 세계에 함부로 흙 묻은 발을 들이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상대가 나의 세계에 흙 묻은 발을 들이는 것이 싫다면, 나 역시 흙 묻은 발로 상대의 세계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
'당신이 옳다'의 저자인 정혜신 박사는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판,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공감'을 강조한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충조평판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며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는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적어도 누군가에게 '꼰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되자.
마지막으로 나의 세계에 흙 묻은 발을 들이는 무례한 상대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같이 무례해질 필요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예의를 갖추어 정중한 태도로 우아하지만 단호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