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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날개 Jan 05. 2021

재기! 재기! 재기!

다시 일어서기 위해 우리가 들어야 할 노래들

살아야지
 제발


어쩌다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사실 오디션 프로를 즐겨 보지 않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나를 집중시킨 요소들이 있었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신참내기들의 도전과 그에 따른 신데렐라의 영광이 있다. 물론 기성인들의 참가도 있었지만, 기본 전제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에 반해, <싱어게인>는 기본 전제가 과거 움직여봤던 이들의 재기였다.  그야말로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다.


이들에게는 여타의 프로에서 보여준 신변 이야기도 거의 없다. 그저 제비뽑기로 정해진 번호가 그들이었다. 무명을 무명으로 내세운 전략, 참신했다.


어쩌다 보니, 마음이 가는 가수들이 생겨난다. 노래만으로 자신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진정성 그 자체였다. 노래 실력이 월등하지 않다고 해도, 대개 가수로서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였다.


그중, 파마머리 군단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이들은 대출에만 있는 줄 알았던 '영끌', 영혼을 끌어 모아서 노래를 한다.


오랜 세월, 변방의 숲을 누비며 고독을 일삼던 이들에게 팀이 주어졌다. 이후, 함께 전투에 참가해 적(?)을 무찌르고 환희에 찬 이들에게 또다시 고난이 주어진다. 바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것이다. 결국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어제, 내가 감동했던 장면이 바로 이 대목, 라이벌 전이었다.


머리를 풀어헤친 예수 오빠팀이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뒤로한 채 내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이 전투에서 애써 눈물을 참는 걸 보고야 말았다. 살겠다는 투지의 눈이 아닌,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눈, 자신의 처지를 비애에 담아 노래했다. 가진 기술을 다해 온몸을 쓰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선택 곡이 '살아야지'와 '제발'이다. 임재범과 들국화. 노래 자체가 진검 승부의 장이다.


한 번은 이 남자가, 한 번 저 남자가 살아난다. 그들은 이기고도 눈물을 글썽이고, 살아나고도 눈물을 글썽인다. 그 깊이가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다른 여타의 프로그램에게 애써 노출하는 인생 이야기를 크게 담지도 않았다. 그저 노래하는 이들의 눈빛, 목소리에서 그 인생 이야기가 전해진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동안,  그 재능과 기질을 닦으며 살아내려던 몸부림이 압도감을 주었다.



결국 최종에서는 그들이 선택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이 시대,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내세울 인물들은 따로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이들이 우승을 거머쥐겠지! 나이 먹은 무명 가수, 이 정도 노출만으로도 그들은 지나온 비바람의 시간보다 좀 더 따뜻한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젊은 무명 가수들 중에도 응원할 친구들이 보인다. 누가 됐든 상관없다. 그야말로 내 알 바 아닌 영역이다.  




이제부터 오늘 쓰려고 한 이야기다.

다 끝나가는데, 굵고 짧게 하고 싶은 말이다.


'재기'에 성공하려면 '재기'가 있어야 한다. 재기 발랄하면 더 좋고! 그러면 언젠가는 빛 볼 날 온다. 언제 정도? 그 시간들을 '재기' 있기, 없기? 그래, 그 시간들, 노력한 시간에 따른 성과를 오늘부터 재보자.


그래서, 뽑아낸 제목이 바로, <재기, 재기, 재기>이다.

이 '라임' 괜찮다. 설마, 꺼저'라임'? 아님, 살려'라임'?

어쨌든, 뿌듯하다. 왠지 욕 같기도 하고!




덧붙여, 취재 없이 TV만 보고 기사 쓰는 기자들을 욕했는데, 오늘 내가 그 꼴이다. 뭐, 돈 받고 쓰는 글이 아니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일상의 숲에서 건저 올린 이야기로 브런치를 완성해 나가는 분들에게 새삼 경외감이 느껴진다. 오늘도 브런치가 아닌, 미드 나이트 수준으로 글을 올리지만, 마음만은 브런치다. 모두 행복한 나날이 되시실 오늘도 기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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