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어떻게 보내나
일주일째 뉴스에서는 '뚜렷한 코로나 확산세', '1주 전 대비 2배' 등의 제목들이 눈에 띄고 있다.
이제 몇 차수 인지도 모를 코로나 유행이 또 바짝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시켰는데 어린이집에서 앱으로 공지사항을 보냈다.
우리 반 선생님이 퇴근 후에 증상이 있어 자가 키트를 실시했는데 두 줄이 나왔다고 했다. 밀접 접촉자이니 우리 아이들 괜찮나란 걱정에 평화로웠던 마음이 요동을 친다. 머릿속엔 우리 아이들의 건강, 우리 부부의 건강, 선생님의 건강 그리고 혹시나 확진일 경우의 아찔한 걱정에 가슴이 철렁한다. 당장 자가키트를 해보고 음성인 걸 확인 후 온전하지는 않지만 일단 안심을 해본다.
그리고 그 다음 숙제가 몰려온다.
당장 내일 어떻게 해야 하나..
처음 해보는 워킹맘인데, 평생 처음 겪어보는 전염병인 코로나라니.
끝이 보일 것 같았는데, 이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 종류별로 감기를 다 겪는다고 들었는데, 한 달에 한 번씩은 걸리는 감기에 걸리면 어린이집에서는 코로나 유증상으로 분리해서 가정보육을 권유한다. 맞벌이지만 코로나 이후로 출근이 비교적 자유로운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가정보육을 하는 날엔 결국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하는 부담감에 아이들에게 짜증을 부리게 된다.
아이들은 자꾸만 집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나는 집에서 일을 해야 하니 '엄마가 일해야 해~ 엄마가 일을 해야지 나중에 바닷가도 가고 산에도 가서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지.' 하며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 본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둘이 노는 것도 잠시 다시 일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우는 소리로 보챈다.
아이들의 그런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니 더욱 속이 상하다.
쌍둥이라서 아이들이 동시에 감기에 걸리는 게 아니고 보통 차례로 아프다.
1호가 콧물이 나서 약을 타서 3일 정도 먹이고 날 때쯤 2호가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1호가 결국 항생제까지 먹고 나서 조금 회복하려고 하면 2호는 항생제를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둘이 다 나으려면 보통 아주 짧게는 일주일. 혹은 이주일 정도 걸린다.
코로나 지침으로 약을 먹어야 하거나 기침, 콧물 등 유증상이 있으면 원에 등원할 수가 없다.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고, 나조차도 아이들의 감기가 혹시 코로나일 수도 있으니 최대한 협조를 하고 있다.
힘겨운 가정보육으로 한차례의 감기가 지나고 다시 등원을 조금 하고 있으면 코로나 유행이 다가왔다.
같은 반의 선생님, 아이들 혹은 아이들의 가족의 확진 소식이 들려 또 가정보육을 권한다.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대형 어린이집인데, 코로나 초기에는 원에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폐쇄를 했기 때문에 등원을 시키고 한 시간 만에 바로 하원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금은 코로나 초기보다는 완화되어 원 전체를 폐쇄는 하지는 않지만, 같은 반에서 교직원을 비롯해 확진자는 잊을만하면 간간히 나왔다.
맞벌이는 해야겠고, 코로나 시기에 어린아이들을 원에 보내는 엄마의 심정은 매일 아침마다 괴롭다.
우리 가족은 다행스럽게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지만, 혹여나 아이들이 아프면 코로나일까 봐 자가 키트로 아이들의 코와 우리 부부도 검사를 하고, 음성인 한 줄이 뜨면 "아, 내일은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겠구나."하고 안도를 한다. 원에 확진자가 나오면 "아, 내일은 어떻게 또 보내야 하나."하고 약간의 공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애초에 워킹맘을 시작하면서 일에 대한 욕심은 많이 내려놓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서 최선을 다해 잘해보겠다고 다짐하지만 혹여나 그게 잘 되지 않더라도 나를 자책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막상 일 욕심이 있는 나와 두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며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길에서 나는 흔들린다.
육아와 집안일을 거의 비슷하게 하는 남편인데도 예민할 때는 육아 정도의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내가 다 육아와 집안일을 떠맡아하는 것 같고, 그런 불만에 가득 찬 모습을 남편에게 표현을 하는 내 모습에서 하루하루 나를 갉아먹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고, 까르르 웃는 모습에 덩달아 나도 웃고 있지만 코로나의 유행이 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워킹맘 생활을 한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일도 집중해서 하고 싶고, 육아도 행복하게 하고 싶다.
자신은 없지만 또 다가오고 있는 코로나의 유행에 맞서서 최선을 다해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겠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의 마음으로 득도해 보리라. 사실 그 방법외에 다른 방법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거친 파도앞에 핀 꽃처럼,
강한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어도 뽑히지 않겠습니다.
코로나시대의 워킹맘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