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 캐나다 벤쿠버에서, 오엔님
오늘의 주인공 오엔님 소개
오늘의 주인공은 제가 많이 애정하는 오엔님 입니다! 오엔님은 작년 가을 캐나다로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셨어요!
요즘,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남편 그리고 16살 강아지와 함께 밴쿠버에서 살고 있는 오엔이라고 합니다.
캐나다 워홀비자로 작년 10월 말에 왔어요.
오늘 딱 8개월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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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오엔이라고 합니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오기 전까지는 수민님과 같은 회사에서 팀원으로 개발자로 일했어요. 작년 10월 13일에 결혼하고 10일 후에 강아지와 함께 다 같이 캐나다에 왔습니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프랑스 디저트샵에서 디저트를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일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매일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캐나다 워털루로 교환학생을 4개월 다녀왔던 것이 큰 영향을 미쳤어요. 남편도 어렸을 때 1년 정도 캐나다 빅토리아에 거주한 적이 있어서, 교환학생을 어디로 갈지 선택할 때 캐나다를 추천해주기도 했고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가자는 결심을 한 것은 2022년이었는데, 남편이 그때 야근을 엄청 많이 할 때라 새벽 4시에 퇴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먼저 캐나다에 가자고 이야기했어요. 당시 저는 IT 회사 개발자였고 남편도 디자이너라서 캐나다에서 IT 직군이 워라밸과 연봉이 좋다고 들었거든요.
교환학생 때 좋은 기억이 많아서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남편도 어렸을 때 다녀온 적이 있어서 캐나다라는 나라에 대해 둘 다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강아지와 함께 출국해야 했기 때문에 출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나머지는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고,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인드로 왔는데요. 캐나다 워홀을 와보니 한국에서 미리 준비했으면 좋았을 몇 가지가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먼저, 저는 영어 스피킹 공부는 했지만 아이엘츠 시험을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캐나다에서 학교를 진학하려고 알아보니 아이엘츠 아카데믹 점수가 필요하더라고요. 여기서도 충분히 공부하고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이 공부 자료가 잘 되어 있고 한국에서 시간이 많을 때 미리 점수를 만들어놓고 왔으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에서 카페 근무 경력을 쌓아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어요. 캐나다 워홀을 와서 만약 서비스 직군에서 일하게 된다면 서버 일을 할 생각만 했었는데, 와서 보니 생각보다 근무할 만한 곳의 스펙트럼이 작더라고요. 로컬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일하면 영어 실력을 늘리기에도 좋고 팁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현실적으로 고용을 잘 안 해주는 것 같아요. 여기서는 규모가 큰 식당은 종업원도 서버(Server), 버서(Busser), 호스트(Host)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아르바이트라기보다는 하나의 직업으로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팁이 중요하다 보니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를 잘해야 해서, 영어의 장벽이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은 선택지는 아시안 식당이나 한식당, 또는 한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스시집인데, 한식당이 한국 사람을 많이 뽑는 것처럼 태국 식당이나 베트남 식당 등도 보통 해당 국적의 사람만 채용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국 워홀러분들이 한식당이나 스시집에서 많이 근무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카페에서 일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해요. 카페는 식당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분위기이고 손님도 다양해서 스몰토크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영어를 쓰기에 좋은 환경이에요. 하지만 요즘에는 카페 일 구하기도 너무 치열해서 경력이 없으면 안 뽑아주는 분위기라고 들었어요. 아예 채용공고에 카페 근무 경험 1년 이상 이렇게 적어둔 곳이 대부분이라서, 한국에서 시간이 있을 때 주말에라도 카페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좀 쌓아 올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저희 강아지는 16살의 노견이라 특히 걱정이 더 되었어요. 캐나다 동물병원비가 엄청나게 비싸거든요. 캐나다가 펫 프렌들리한 환경이라고 들어서 그 외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막상 캐나다에 와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강아지를 키우기 쉽지 않은 환경이더라고요. 캐나다는 산책하기에는 정말 좋지만, 그 외에는 강아지를 키우기에 한국이 훨씬 편해요. 펫 프렌들리 집을 구하기도 힘들고, 강아지가 낯선 환경 때문인지 초반에 분리불안이 생겨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저도 남편과 함께 오지 않았으면 데려오는 과정부터 적응하기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강아지를 캐나다에 데려오기 위한 준비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었어요.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는 느끼기 어려운 문제들도 있다 보니, 강아지를 데려오고 싶은 분들이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미리 알고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 상단에 밴쿠버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힘든 이유를 열심히 써 두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oen_333/223223631588
강아지와 함께 캐나다 워홀을 가고 싶은 분들이 꽤 많이 보시더라고요!
월세는 정말 비싸지만, 식재료 물가는 좀 더 저렴해요. 한인마트가 로컬 마트보다 좀 더 비싸다고 들었는데, 집 앞에 한인마트가 있어서 대부분 거기서 장을 보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한국보다 가성비가 괜찮더라고요. 월세만 빼면 괜찮은데 월세가 문제에요. 집만 소유하고 있다면 살만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외식비도 비싼데, 여기는 팁까지 내야 해서 한 번 외식하면 1인당 기본 2~3만 원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외식은 하지 않고 집밥을 해먹고 있습니다. 저희가 사는 지역에서는 쌀이나 한국 식재료는 정말 구하기 쉽고 저렴해서 괜찮아요. 남편이 요리를 좋아해서 한국보다 더 잘 먹고 있어요 �
다운타운 쪽에 거주하고 있어서 아직 곰을 보지는 못했지만, 벤쿠버가 산이 많은 도시라서 그런지 약간 외곽으로 나가면 정말 곰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인종이 정말 다양해요.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을 타면 기본적으로 4개국어는 동시에 들을 때가 많아요. 제가 일하는 디저트샵에서도 동료들의 배경이 정말 다양한데, 다들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등 영어 외에도 적어도 다른 언어 하나씩은 할 줄 알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원래는 영어 외에는 특별히 다른 언어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듀오링고로 여러 가지 언어를 간단한 인사말이라도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제가 스페인어나 일본어 등 상대방이 사용하는 언어로 말을 걸면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친해지기에도 좋은 방법 같아요.
또 특이한 점이 길고양이는 없는데 집 근처에 풀어놓거나 산책하는 고양이가 꽤 많아요!
가끔 아파트 복도에서도 고양이가 돌아다녀요. 다들 집으로 알아서 잘 돌아가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6월에 밴쿠버에서 갑자기 오로라가 보인 날이 있었어요!
원래는 오로라를 옐로나이프같은 지역에 가서 볼 수 있는데 갑자기 태양 흑점이 크게 폭발하면서 캐나다 전역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었어요. 집 옥상에서도 잘 보여서 새벽에 나가서 한참을 보고왔는데 정말 아름답고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캐나다 집에는 무조건 오븐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오븐을 안쓰는 집도 많은데, 베이커리류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전자레인지 만큼 당연히 있는 가전제품 같아요.
집 입주시에 침대는 없어도 오븐은 있더라고요. 덕분에 베이킹이라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밴쿠버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자연친화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요. 그리고 공기가 항상 깨끗한 게 큰 장점입니다! (다만 다운타운에 거주한다면 마리화나 냄새를 수시로 맡을 수 있습니다 ㅠㅠ)
날씨가 좋을 때는 하늘이 맑고 구름이 둥둥 떠다녀서 애니메이션 같아요.
겨울에는 '레인쿠버'라고 불릴 정도로 비가 정말 많이 와요. 겨울이 길기도 한데, 해가 짧아서 오후 3시면 깜깜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반면에 여름은 날씨가 천국이라고 들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6월인데도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좀 있네요.
밴쿠버는 인종이 정말 다양한데, 특히 아시아인의 비율이 높고 영향력도 커서 아시아인으로서 일하기에 좋은 도시라고 생각해요. 병원 같은 경우는 MSP라는 워홀러도 가입할 수 있는 의료보험이 있어서 병원비는 무료라고 들었어요. 약값도 무료로 알고 있는데, 제가 아직 병원에 가본 적이 없어서 어떤 예외 사항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MSP가 없는 경우에는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여행자 보험을 꼭 가입하고 와야 해요. 캐나다 워홀러 같은 경우에는 입국 시에 여행자 보험이 필수여서 저도 1년짜리 여행자 보험을 들고 왔습니다.
밴쿠버 다운타운도 둘러볼 만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하루 이틀 정도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운타운에서 추천할 만한 장소로는 잉글리시 베이, 스탠리 파크, 그랜빌 아일랜드, 개스타운에 있는 세계 최초의 증기시계 정도가 생각나네요.
그리고 밴쿠버 근교로 나가면 멋진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저번에는 딥 코브(Deep Cove)를 다녀왔는데 정말 평화롭고 좋더라고요!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등산을 못한 것이 아쉬워요.
다음 주에는 조프리 레이크(Joffre Lake)에 갈 계획인데,
등산하고 내려오면 맛있는 순대국밥집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약으로 인한 홈리스 문제가 심각해서 조심해야 해요. 밴쿠버에는 헤이스팅스 거리라는 홈리스가 엄청 많은 지역이 있는데, 여기는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퇴사하고 캐나다로 온다고 하면,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퇴사가 아닌 휴직을 하고 오라고 말할 것 같아요. 막상 와보면 예상과 많이 다를 수 있고 금방 돌아가고 싶어질 수도 있거든요. 캐나다에 와서 오히려 한국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디저트샵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캐나다 한인 회사에서 일하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고 적응을 잘 못해서 힘들어했기 때문에, 만약 남편이 없었다면 한국으로 금방 돌아갔을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새로 구한 일도 만족스럽고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온 것에 대한 후회는 없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을 떠나올 당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서 큰 아쉬움은 없어요.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삶이 불안정하다 보니, 만약 제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왔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한국에서는 생각하지 못했을 새로운 길이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하고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와보는 것 자체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저만의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 와서 베이킹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관련 업종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캐나다의 파리라고 불리는 몬트리올에 가서 베이킹 클래스도 들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살면서 절대 배울 일이 없을 것 같던 프랑스어도 조금씩 공부 중이에요.
앞으로 정확히 무엇을 하며 살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어른 정도면 만족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항상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캐나다워킹홀리데이 #캐나다워홀 #벤쿠버생존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