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는 시효가 지나고 난 후
오랫동안 글을 못 썼다.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이겠지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나 보다.
그래서 브런치북도 새로 만들고 글감들도 여러 개 저장을 했건만 내보내기를 누르지 못했다.
10개까지 쌓이면 한 주 한 주 내 보낼거다.
누가 보고 싶겠냐만, 나를 정리하는 훌륭한 시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8월 말에 그런 한가한 일을 하고 있을 때 일들이 갑작스럽게 몰려왔다.
학교폭력에 아동학대에 교권보호까지.
결론적으로 보면 교감은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
교사의 의견을 학부모에게 전달하고, 학부모의 의견을 교사에게 전달한다.
학생의 잘못된 행동은 전담조사관이 조사하여 통보할 뿐이고 교감의 의도가 개입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경계한다. 과거 학교측에서.. 라는 많은 오해가 있었기에.
(현재는 개입하지 않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이 있기도 하다만)
일은 해결하지 못해도 각자의 마음을 공감해 주려 노력은 한다.
보통 그 한도가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는 울분과 분노를 토해내고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한도가 넘어가는 경우는 솔직히 "내가 어쩌라고" 밖에는 안된다.
그 표정이 밖으로 나오면 안되는데.. 씁쓸함은 감출 수가 없네.
고발하겠다. 고소하겠다. 책임져라.
이런 단어들을 빈번하게 들으니 그냥 그 분들이 나에게 퍼붓는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마치 일처리가 마음에 안들면 가만 안두겠어 라는 협박인건가?
어차피 결과는 내 일처리와는 별개로 나오게 되어 있는데.
감정의 쓰레기를 담아두는 것만큼 불필요한 일이 없기에 조심히 분리수거 해 본다.
그러다 중요한 사실까지 없어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전보와 평정, 성과, 휴복직, 업무 및 담임이 배정되는 인사 시즌이 서서서히 다가 오고 있다.
찬바람보다 더 무서운 행정처리. 실수를 하면 오롯히 한 개인에게 영향이 가기에 쉽게 처리할 수 없는데
왜 이 무게만큼의 권한이 조금도 없는지.
이래서들 승진 안하려고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