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수없능 Dec 31. 2023

직장생활로 만사가 귀찮고 신경 쇠약에 걸릴 즈음

월화수목금금금 일상에 질린 직장인이 찾기 시작한 것은 일상으로의 탈출이었다. 퇴사를 하지 못한다면 단 며칠이라도 반복적인 일상을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집-회사만 반복하는 직장인의 일상에서 오는 피로감을 어떻게든 없애고 싶어 선택한 것은 여행이었다.


기자라는 직업을 택하게 된 이유도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모니터만 바라보는 바보가 아니라 여러 현장을 다닐 수 있는 직업이었기 때문이어서 선택한 것이었고 실제로 기자로서의 신분으로 사건사고 현장도 많이 접했지만 그만큼 다양한 문화행사도 접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진득히 있을 수 있었다. 


아무튼, 원래도 다니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용돈을 모아서 어딜 가거나 문화공연 보는 것을 좋아했고, 어딘가 훌쩍 떠나기위해 같이 가자고 물어보거나 공연을 같이 보자고 하면 '쟤 또 여행병 도졌다'이렇게 말한다. 내가 보기에도 나한테 주기적으로 여행병이 생기는 것 같다.


나에게는 여행이 월화수목금금금이 아니라 월화수목금토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업무적 성취도나 자기개발 등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끊어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같은 경우는 자기개발 또한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느낌이어서 완전히 일상을 굴래를 벗어나는 것을 선택했다.


주기적으로 일을 끊어내지 않으면 일단 몸에서 신호가 온다. 편두통 오거나 근무 중에 한번씩 현타가 온다. 그다음은 정말 꼼작도 하기 싫은 증세가 나타난다. 그래서 뭘 해도 의욕이 없어진다. 친구가 이 시기에 밥먹자고 불러내거나 어디 바람좀 쐬러 가자고 하면 칼같이 싫다는 대답이 나온다. 원래는 무슨 약속이든 거의 콜을 외치는데 정말 만사가 귀찮게 느껴지면서 게을러진다. 다음 단계는 병원에 방문해야할 몸상태가 된다. 몸살이 심하게 올 때도 있고, 편두통이 세게 오거나 온몸의 삭신이 쑤셔서 잠을 재대로 못자거나 등등 증상은 다양하지만 보통 이쯤되면 병원을 방문하고 한 일주일쯤 앓아 눕는다(그 와중에 출근은 되게 열심히 한다). 


픽사베이


그리고 생각되는건 아. 내가 근래 너무 빡세게 뭔가를 했구나. 생각이 들때쯤 연차 며칠을 당겨쓰고 어디론가 떠난다. 이 탈출 며칠간의 탈출이 직장생활을 잊게하는 탈출구가 되었고 원동력이 되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나와 비슷한 증상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우리몸에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여러가지 증상으로 알려주고 있구나 생각하고, 잠깐 일상에서의 탈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어디론가 멀리 가지 않아도 집앞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한다거나, 평소에 좋아하는 장소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낸다던가, 하루종일 집안 대청소를 하면서 그동안의 짐들을 비워내보거나 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인의 일상은 월화수목금금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