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HR Outlook Through 2030 (HR 트렌드)
필자의 회사 컨설턴트들은, 매일매일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치열하게 수행하느라 엄청나게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도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자발적(?)인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러한 학습의 결과를 모아서 고객분들과 공유할 내용들을 정리하여 연말에 ‘인사조직과 관련된 Trend’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올해는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2030년까지 기업과 인사담당자가 당면할 인사조직 영역의 변화동인(變化動因)을 선정하여 ‘HR Outlook through 2030’을 발간하였다. 자료를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Junior Consultant 분들과, 훌륭한 Perspective를 제시해 주신 Senior Consultant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아래 첨부된 파일이 필자 회사 고객들에게 배포된 자료이다.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브런치에 정리를 해 보았다. HR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해당 자료 또는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
2019년도는 기업의 HR 관점에서 상당히 큰 변화와 혁신을 가지고 왔던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과거 10년간 국내 기업들이 추진해 온 HR의 변화 폭 보다 2019년 1년간의 변화폭이 훨씬 크게 느껴질 정도이다. 기술의 빠른 변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밀레니얼 세대의 전면 등장, 52시간제의 본격 적용 등이 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직무중심 인사관리의 전면 등장, 애자일 조직 문화 구축, 스마트워크 체계 수립, 일과 삶의 균형 확보, 디지털 HR 등이 2019년의 주요 HR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해당 키워드들은 2020년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필자와 필자의 동료들은 국내 기업들이 ‘조직 및 인력운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마주하게 될 여러 상황과 국내외 선진 기업들이 준비해 나가고 있는 HR Trend에 대한 다양한 검토를 통해 경영자 및 HR 담당자 들과 공유할 ‘HR 8대 키워드’를 선정해 보았다.
RPA는 물리적 로봇이 아닌 Software 프로그램으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사람 대신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업은 Digital Tech, A.I를 적극 도입하면서 구성원이 직접 수행하던 일을 로봇(소프트웨어)이 대신 처리해주는 RPA(예: 전표를 대신 처리하는 전표 로봇 등) 덕분에, 구성원들이 보다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기업은 주 52시간 근로제 대응책의 방안으로 RPA를 적극 도입하여 인력의 충원 없이, 동일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단, 성공적인 RPA 도입을 위해서는 해당 업무의 기술 대체 가능성, 의사결정 상의 인적 요소 투입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직무분석을 통해 RPA로 효율화가 가능한 직무와 인력 규모를 파악하고, 해당 직무 인원들을 타 직무(고 부가가치 직무) 재배치하는 방안, 기존 저 부가가치 직무를 수행하던 인력들의 신규 경력경로 확보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직무/자율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부서 간 벽을 허물고 필요에 따라 조직을 결합/해체하여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애자일(Agile) 조직이다. 다만, 애자일 조직은 개인의 능력과 협업이 담보되어야 하며, 권한이 집중된 관리자의 부재로 품질이 담보된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에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Helix(헬릭스/나선) 조직’이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Helix 조직이란 권한이 집중되어 있던 리더 1명의 업무 Scope 일체를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한 Scope N개로 나누어 N명의 리더가 N개의 조직의 업무관리와 조직 운영 방향성을 함께 설정하는 조직체계라고 설명할 수 있다.
Helix 조직운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多기능, 多전문화된 리더 양성이 핵심과제다. 복수 과제에 대한 Time management, Quality control이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이 될 것이며, 리더로 육성할 후보군에게 여러 직무 경험을 부여하는 경력개발제도가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개인의 전문성(지식, 기술 등)을 세부 Code화[작년에 필자의 회사에서는 글로벌 Top 게임 기업의 지식, 기술 속성을 #해시태그화 하는 작업을 진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여 해당 과제에 최적의 지식/기술을 갖춘 인력 Staffing이 가능해야 하고(성공적 업무 수행의 첫걸음이라고 봐야 함), 성과의 단위가 개별 과제로 전환되면서 수시 점검이 가능한 수평적 성과관리 시스템의 도입도 이루어져야 한다.
보다 유연성이 강조되는 조직운영체계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능동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권한 위임’의 강화가 필요하다. 계획과 실행 주체가 분리된 수직적 의사결정체계에서 벗어나, 직무 담당자에게 계획과 실행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모두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고객 요구에 대한 즉각적 대응뿐만 아니라, 실무자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 및 그에 따른 역량 수준이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권한 위임을 시행하기에 앞서, 직무 수행자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 수준과 수행 가능한 역할 단계를 파악하고 재무적 Risk와 사업에 대한 통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직무 별 권한 위임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또한, 직무 수행자의 자율적 업무수행, 의사결정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한 책임 한계를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9년 7월 16일,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 오너의 갑질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해당 법안이 시행되었지만, 노동시장의 주류가 된 밀레니얼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소통방식의 차이로 인한 다양한 갈등 상황의 발생이 보이지 않는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에서 소통방식 변화를 위한 첫 번째 숙제는, 기존 기성세대들의 리더십 변화이다. 강압적이고 지시 중심의 리더십이 아니라, 구성원들 눈높이에 맞는 공감형 리더십이 필요하며, 감정적 대응은 최소화하고 실제 성과나 역량 중심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조직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조직몰입과 조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요구되며, 새로운 관계 형성 및 소통 방식에 익숙해질 때까지 조직 차원의 지속적인 교육이 수반되어야 변화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Remote Work란 Digital Tech를 활용해 근무 시간 및 장소를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근무방식이다. 근래 처음 등장한 개념은 아니지만, 최근 효율성과 유연성을 추구하는 세대의 니즈에 따라 Remote Work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선진사의 경우 파트타임 포지션뿐만 아니라 주요 직무 담당자에게도 Remote Work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일하는 장소를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모든 일정은 온라인 협업 Tool로 공유하여 직장 동료나 상사 눈치 없이 자율적/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Remote Work를 도입하면서 기업은 아래 세 가지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찾아야만, 성공적인 Remote Work 체제가 정착될 것이라고 본다.
첫째, 조직 몰입도에 대한 이슈이다. 과거는 회사에 몰입을 우선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에 대한 몰입이 이루어졌다면, 앞으로는 일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우선하게 하고, 이를 통해 조직 몰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성과관리에 대한 이슈이다. 최근 기업들은 앞다투어 관찰을 기반으로 한 육성 관점의 코칭/피드백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Remote Work 체제하에서는 오히려 직무 수행자의 업무수행 결과 중심의 평가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 방안이 될 것이다.
셋째, 리더들의 구성원 관리에 대한 이슈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상호 간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리더들은 과정 관리, 기한 준수, 결과물의 완성도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는 역할이 보다 강조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키워드들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더 이상 ‘대규모 공채’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수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회사에 적합한 인재가 아니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무중심의 수시채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채용의 주체가 HR 부서가 아니라, 각 현업 부서가 될 것이고 필요한 적합 인재를, 필요한 시점에 적시에 채용하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다.
단, 직무중심의 수시 채용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인재를 현업에서 선발할 수 있는 보다 과학적인 채용 도구와 채용방식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즉,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서 면접관 개인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지원자의 과거 성과 및 실제 보유 스킬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또한 함께 일하는 동료의 판단이 채용의 중요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구성원별 다양한 Needs 충족을 위해 “One Size Fits All”관리 방식을 타파하고, 개인의 Unique Needs에 초점을 맞춘 인력관리 방식이 점차 확산될 것이다. 다양한 직무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채로운 사무공간, 소규모/개인별 육성 방식 도입, 신입 인력의 경우 개인별 On-boarding 프로그램 적용, 선호하는 가치를 고려한 보상 방식/항목의 차별화 등이 적용될 것이다.
맞춤식 인력관리는 인사제도 운영 시에 개인 Needs/특성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보편적인 선호도나 기피하는 요소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기회를 핵심인재에게 우선 부여하면서 동시에 다수의 인원에게도 기회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고, 기피 직무의 경우 전략적 육성 방안 및 반대급부의 보상체계가 마련된다면 발생 가능한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트렌드인 ‘Gig Economy’는 특정한 프로젝트 또는 기간이 정해진 단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동력이 유연하게 공급되는 노동경제 환경을 의미한다. 즉, 집단화된 전문조직(기업)과 정형화된 고용관계(근로조건, 임금계약 등)의 체결 없이도 개인이 특정 산업에 진출하여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및 생산활동을 말한다. Gig Economy 고용형태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우버/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나 배달 앱 등과의 제휴를 통해 직접 고용 인력 없이 임시직을 활용하여 구매/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노동의 가치가 ‘특정 인재’에서 ‘보편적 서비스 품질’로 전환되면서, 고정 인력은 점차 최소화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외부 인력을 활용하는 형태로 인적자원관리의 관점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업은 유연한 인력운영이 가능한 조직 체계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임시/계약직으로 운영 시 효율성이 증대되는 직무나 역할을 발굴하고, 임시직들과 정규직 간의 지속적인 업무 process 공유 및 소통 채널을 확대하여 결과물의 Quality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내부 기밀정보 노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임시직 관리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인력을 관리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가용 자원을 적절히 조합하고 성과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리더들의 인력 운영 관점의 변화도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 2020년부터 2030년까지 HR의 고민해야 할 긴 호흡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향후 10년을 예측한다는 것이 무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하지만, HR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아무도 예측하지 않은 이 어려운 일을 약간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필자와 필자의 회사가 선빵(?)을 날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그리고 이번에 정리한 'HR Outlook through 2030'의 내용을 기반으로 필자의 회사에서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이내 출판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 혹시 필자의 글을 좋아하거나, 필자를 알고 있는 분들은 맘속으로 꼭 성공적 출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 책이 출판되면 필자가 2003년부터 컨설팅을 하면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은 선배, 동료, 후배 그리고 고객분들에겐 꼭 찾아뵙고 책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Consultant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