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299인 이하 50인 이상 216개 기업 설문 분석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는 지난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50~299명 기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300인 이상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크고, 내부 인적역량이 풍부하여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가 비교적 잘 정착되고 있다. 하지만 50~299명에 해당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으로 제도 시행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법적 요건 충족하기 위한 주 52시간 운영체계 정립은 필수적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이미 300인 이상 많은 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도입과 함께 주 52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줄어든 근무시간 내에서 동일한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관리뿐만 아니라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조직의 효과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동시에 마련하였다.
위의 [그림 1]은 근무시간 축소에 따라 개인의 성과가 어떻게 변하는지 도식화한 그림이다. 직원 C는 과거 근무시간제한이 없을 때 추가적인 시간을 투입하여 보통의 성과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52시간제’가 도입됨에 따라 추가 시간을 투입하기 어려워 과거 수준의 성과 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진짜 고민이 시작된다.
52시간제 준비도 진단은 표면적 이슈와 내재된 이슈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 ‘업무관리’, ‘성과관리’, ‘동기부여’, ‘리더십/조직문화’의 총 5개 영역으로 설문 영역을 구성하였다. 이번 52시간제 준비도 진단은 총 216개의 기업이 설문에 참여하였고, 참여한 기업들에게는 설문 결과를 분석하여 개별 피드백을 실시하였다. (현재도 무료 진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https://ko.surveymonkey.com/r/NNQMFBQ)
설문에 참여한 기업의 진단 결과 평균 점수는 총 50점(100점 만점)이며 영역별로 시간관리 43점, 업무관리 52점, 성과관리 51점, 동기부여 50점, 리더십/조직문화 53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시간관리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결과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시에 퇴근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5.1%이고, 나머지 94.9%는 야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일(주 4~5일) 야근을 하는 경우는 25.4%, 주말 포함(주 6일 초과)하여 야근을 실시하는 경우도 10.2%나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야근을 할 경우 평균적인 퇴근시간에 대해서는 오후 9시 이후 퇴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3.9%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매일 3시간씩 야근을 한다면 연장근로 시간이 15시간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하게 된다. 야근을 하는 이유는 많은 업무량(39.1%)과 업무 성과 달성(21.7%)이라고 응답하였다. 결국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야근을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업무량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근원적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견인하는 두 가지 가장 큰 축은 성과관리와 동기부여이다.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목표를 부여하고 달성도를 점검하며,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전체 응답 기업 인사담당자 중 27.1%만 회사의 성과지표가 적절하다고 응답하였고, 30.5% 정도만 회사 내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다. 약 70% 넘는 기업 인사 담당자가 기업의 성과관리가 미흡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응답 기업의 59.3%가 성과에 따른 보상 차등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적은 수준이라고 응답하였고, 18.6%만 회사의 보상제도는 유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동기부여가 가능하다고 응답하였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라 보다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성과관리 제도를 해당 기업의 산업 및 조직문화 특성을 고려하여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에서는 한정된 인건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반드시 유지해야 할 핵심인재를 어떻게 동기 부여할 수 있는지 보다 근원적 대응방안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회의에 관해서는 평균적인 업무 회의는 일주일에 4.6회이고, 한번 회의할 때 1.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응답하여 일주일 동안 회의하는 시간이 대략 6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회의 시간은 기업마다 편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회의가 많은 기업은 일주일에 총 12시간 정도를 회의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주 40시간 중 30% 정도를 회의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 생산적 회의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전달 및 업무지시 회의의 경우도 각각 13% 정도 발생하고 있고, 응답 기업의 49.2%가 회의에 유관부서들이 모두 참여한다고 응답하였다. 우리 기업의 회의의 횟수나 1회당 시간, 그리고 참석자의 적절성 여부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회의 목적에 맞게 회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회의 주제에 맞는 대상자 참여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라 조직장 들은 과거보다 더 다양한 리더십의 발현을 요구받고 있다. 제한된 근무시간 내에서 기존 업무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조직장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설문 결과 응답기업의 64.4%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따라 그에 맞는 적절한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장이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업무지시를 하고, 일의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업무 관리 부분에서 2.77(5점 만점)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조직장의 리더십 역량 수준을 보완하고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52시간제 준비도 진단을 통해 대다수의 중견·중소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도의 적용 유예기간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유예기간을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진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시간관리’, ‘업무관리’, ‘성과관리’, ‘동기부여’, ‘리더십/조직문화’의 총 5개 영역에서 우리 기업이 현재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진단해 보고, 진단 결과를 고려하여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52시간제’는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선 ‘일 하는 방식’의 근원적 변화를 가지고 온 시대의 큰 변화이다. ‘어떻게 하면 위법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마시고, ‘어떻게 우리 기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를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여, 기업의 영속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진짜’ 52시간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매달 꾸준하게 1~2편의 글을 쓰는 것이 필자의 목표이고, 내년 초에 출판을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였다. 결론적으로 보면 매달 브런치에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것은 달성하지 못했고, 내년 초 출판을 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늘 바쁘게 살고 있고 중요한 일이 많다는 이유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공유하는 것을 게을리하였다.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상당히 미안한 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꾸준하게 브런치에 글을 올릴 것이고 최근 필자의 회사 네이버 포스트에 필자가 써서 기고한 글도 이 곳에 함께 공유를 할 것이다. 인사조직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읽을만한 브런치가 될 수 있도록 더 겸손하게 노력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