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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필녀 Oct 27. 2024

온라인 사업을 하면 돈방석에 앉을 줄 알았다

지인 블로그를 대행해보다

처음 블로그 운영을 맡았을 때, 나는 대표님 앞에서 호언장담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개인 블로그로 천만원 벌어봤거든요? 이 노하우로 금방 성공시켜 드리겠습니다. 돈방석에 앉으실 준비하세요!" 그만큼 정신이 나갔었다.

하지만 2주가 흘러도 단 한 건의 문의도 오지 않자, 나는 당황하고 말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내가 그동안 한 일이 모두 잘못된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지난 2주간,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한 블로그로 셋팅을 했다. 그간 들은 책과 강의로 도출해낸 키워드 분석을 통한 상위 노출, 온갖 친한척하며 난사했던 서로이웃 추가, 요즘은 인스타그램 안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하여 인스타그램 운영까지 했었다.

이렇게 나는 시중에서 알려주는 블로그 마케팅의 정석대로 충실히 따라갔다.

심지어 글 잘쓴다는 유명한 블로그를 심마니 찾듯 찾아 글을  따라했고 대표님께 20만 원을 받아 서로이웃 자동화 프로그램까지 돌렸다.

"매필녀님, 정말 남의 물건 잘 파시는군요."

몇십 만원하는 프로그램을 나때문에 단번에 구매하신 대표님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었다. 대표님의 농담에 으쓱했던 것도 잠시, 기대했던 문의는 오래간 오지 않았다.

블로그 지표를 살펴보니 희망적이었다. 조회수는 우상향 중이고, 2주 만에 전체 재방문율 10%, 서로이웃 재방문율은 27.5%나 되는 매니악한 블로그였다.

게다가 우리 블로그에 사람들이 얼마나 체류하는지 체류 시간을 조회할 수 있었는데, 평균 체류시간은 5분을 훌쩍 넘겼다. 책과 강의에서 이 평균 체류 시간을 정말 강조했었는데, 보통 4분 이상이라고 하면 블로그에 재능이 있다고 말할 만큼, 엄청난 수치였다.

하지만 이 모든 지표가 문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속상한 마음에 대표님과 얘기를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블로그 운영 자체는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계속 그대로 해보죠."

대표님의 말씀에 답답함이 밀려왔다. 인스타 계정 운영 방식, 블로그 콘텐츠 방향성 등을 두고 대표님과 의견이 달랐던 탓에 말다툼도 잦았다.

대표님의 생업이 걸린 문제였고 나도 뱉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조바심이 났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건설적인 대화를 했지만, 큰 의견 차이가 나면 서로 몇 시간씩 설득하느라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그 바람에 블로그 발행, 광고 집행이 며칠씩 늦어지기 일쑤였다. 시간이 곧 생명인 초기 스타트업에겐 치명적인 일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런 상업용 블로그는 개인 블로그와 전혀 다른 세계라는 것을. 업체의 이름으로 콘텐츠를 발행하니 오히려 사람들의 신뢰를 사기 어려웠고, 잠재 고객의 심리적 장벽도 높았다. 팔로워 모으기부터 하늘의 별따기였다.

또한 우리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상위 노출을 하면 뒤따라서 글을 올리는 경쟁사들이 정말 많았다. 시시각각 치열해지는 상위 노출 경쟁, 잠재 고객의 블로그를 찾아내는 힘겨운 과정까지. 마치 모래사장에서 진주를 찾는 기분이랄까. 그나마 찾아낸 잠재 고객들마저 업체 블로그라는 이유로 반응이 뜨뜻 미지근했다.

"쉽게 생각했던 게 부끄럽네요. 개인 블로그랑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어요."

대표님에게 털어놓은 솔직한 심정이었다. 나는 멘탈이 완전 나갔었다. 하지만 당황한 것도 잠시, 대표님은 나약해진 나를 보고 이러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해결책을 강구해나갔다.

돈먹는 하마 취급했던 구글 광고를 재개하고, 블로그 키워드와 콘텐츠 방향성을 재점검했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드디어 한 건의 문의가 들어왔다. 그날 대표님과 서로의 눈빛을 바로 읽을 수 있었다.

To be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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