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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필녀 Oct 27. 2024

문의가 오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

첫 문의가 들어왔다

서로이웃 추가 신청으로 유입된 블로거였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서비스의 이용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분은 우리 블로그 글이 다른 업체 블로그와 달리 정말 도움이 된다며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꼭 상담을 받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여태까지 대표님과 나는 문의가 하나도 없는 것을 두고 둘이서 블로그에 대해 의심하고 설전해오다가, 처음으로 고객에게 블로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듣다 보니 어안이 벙벙해졌다.

잠재 고객이 아닌 사람까지 찾아와 칭찬할 정도라면, 블로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내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돌이켜 보면 2주라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그 기간이 당시에는 굉장히 커 보였지만, 돌이켜보면 사업의 전체적인 긴 호흡에 비해 엄청 짧은 시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업 초보였던 우리는 고객이 오지 않으면 사업이 곧바로 망할 것만 같이 호들갑을 떨었었다.

“우리의 서비스와 콘텐츠는 틀리지 않았다. “

그간 문의가 없어 다 죽어가던 나와 대표님은 문의자의 블로그 칭찬 한마디에 설레발을 치며 홍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객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 뿐이라며,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며 유입을 늘릴 방법을 찾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일차원적인 해석이었다.

네이버 광고 파워링크를 시작하다


그렇게 우리는 블로그를 잠시 떠나 유입을 늘리기 위해 네이버 파워링크 유료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다.

네이버 파워링크 광고는 네이버에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상단에 관련 홍보를 넣을 수 있는 광고였다.

예를 들어, 토플 학원을 검색했을 경우 검색 결과 상단에 토플 업체 광고가 쭉 뜨는 것이 다 네이버 파워 링크 광고였다.

사실 마케터나 광고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광고를 집행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생소한 일이였다. 나 또한 그랬다. 네이버에 검색만 할 줄 알았지 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회사의 피같은 돈이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것인줄은 몰랐다.

한번 광고를 클릭하면 수요에 따라서 적게는 100원, 크게는 20,000원이 과금되어 공중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2만원 짜리 광고를 사람들이 몇십 번만 클릭해도 몇백 만원이 일회성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대충하면 큰일나겠다 싶었고 광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에 급히 크몽에서 관련 전자책을 구매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책에서 나의 모든 생각을 뒤집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책 하단의 FAQ 코너에서 '파워링크 광고를 해도 문의가 저조하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게 된 것이다.

바로 ‘광고가 아닌 상세페이지에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었다. 그 답변은 전혀 예상치 못한 지점을 짚어주었다.

사실 블로그에 우리의 서비스를 설명하는 상세페이지 글이 있긴 했지만, 실제 상담과 구매는 모두 자체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나는 대표님에게 이 문제를 전했다.

“제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구글 광고를 매달 500만원씩 할 때도 유입수는 많았는데 그에 비해 문의는 잘 안왔다고 하셨잖아요. 광고 문제보다 사이트 문제일 수도 있을거 같아요.”

“네.. 음 사실 말씀하신거는 너무 맞는말이에요. 사이트가 좀 빈약해서 읽을거리가 없고 정확히 뭐하는 곳인지 알기 어렵다는 피드백은 꾸준히 받아왔어서..”

그렇다. 여태 뭐하는 회사인지 알기 어려운 사이트를 가지고 매출을 낸 대표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었던 것이다.

나또한 기존 고객들이 사이트를 통해 구매를 하긴 했기에 큰 문제가 없겠다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사이트 없이 매출을 내고 있는 점이 오히려 문제점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에 우리는 사이트 전면 개편을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당시 드디어 문제를 풀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와서 무엇인가 홀린듯이 이틀 밤을 새워가며 페이지를 기획하고 바로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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