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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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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Nov 06. 2021

공중에 앉은 채로

하얀 실선 위에 비둘기가 가만히 있다

나와

눈을 마주친다 길을 가다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언뜻 보아도

여기는 왕복 8차선 서울의 어느 유명한 도로

규정은 충분히 낫게 깔린 채

차들은 차라리 미끄러지고 있다

몸에 붙은 날개는 융단 위에 엎지른 잉크처럼

부단히 무너지고 있다

차곡차곡 쌓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는

리어카 위로 던져진 종이박스처럼

저리 훠이

눈앞에서 사라지라는

납작한 경적 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새는 위로 뛰어드는 대신

바닥이 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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