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점심
맥도날드가 나쁘다 나쁘다 했지
여기 아니면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꼬마들이 천방지축 뛰 댕기고
어머니 아버지 잠깐이나마 배불리,
돈 걱정 없이 시켜주는 척, 밥을 먹는다
대학생 둘이서 얼음 다 녹은 커피컵
그 위로 열띤 말 주고받다 담배 한 대
피러 나간다, 다시 또 들어와 앉는다
바로 옆 고등학생 셋은 앉아,
저리 편하게 눕듯이 앉아 매 순간,
서로의 순간을 아름답게 아름답게
낭비하는데, 배부른 고즈넉함, 햇빛
쏟아져 들어오는데, 졸리운 부산스러움
그 모두
팔천원이면 다섯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배고픔도, 진 빠짐도 잠깐 잊을 수 있다.
환경파괴 안 하려 노력해 왔는데
잠깐 잊고 싶을 때, 그냥 지옥에 가서
매 먼저 맞고 싶을 때, 이 지구 같이 파괴해
다 같이 죽어버리자 외치고 싶을 때
열심히 열심히, 먹자, 살자, 좀 살자
그때 아마 나는 맥도날드에 오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