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안녕하세요 :)
"고씨네 고승현입니다."
업무차 메일의 서두로 쓰는 위의 문장이 어색하기도 하고 가끔은 낯간지럽기도 하다.
내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말이다.
여러가지로 중의적이긴 한데, 저 문장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나는 영화관도 만들었고, 직원도 두 명+1명이다.
두 명+1명이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그 이유는 여기서 얘기하지 않겠다)
아무튼 처음 글을 쓰던 작년 초의 시간과 지금 2020년 끝을 달려가고 있는 현재와
상당히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영화관을 만들었다. 그럴듯하게 SNS도 관리하고 있다.
다른 일도 정말 많이 하며 돈도 벌고 있다.
길에 나앉지 않으며 오늘은 직원들 추석 상여금도 줬다.
내심 뿌듯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다.
그만 좀 자라났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배우고 몸소 익히고 있다.
열두 시가 넘었으니, 오늘부터 다시 9월 상영회를 시작한다.
그냥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좀 필요해서 다시금 글을 적는다.
이 글이 어떤 용도로 어떻게 쓰일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직원"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 세상에서 말하는 직원은 4대보험가입자명부 기준이라는 것.
- 회사에서 직원은 돈을 벌어다 주는 고마운 사람
- 포인트는 '돈을 벌어다 주는', '고마운 사람'
- 물건은 파는 제조업이 아닌 이상,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직원은, 직원 = 인력 = 자원 = 경쟁력
이렇게 쓰다 보니 너무 딱딱하긴 한데,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며, 고마운 분들이며 나만큼 회사를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다.
어디서 이런 인복이 타고났는지 모르겠으나 무튼 나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브런치 글이 멈춘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났다.
시간이 되면 종종 들러 글을 남기고자 한다.
어찌 됐던 나를 위한 기록이니.
사실 12년에 썼던 페이스북 글의 알람이 왔다. 오늘을 다시 추억하라고.
그때 썼던 글이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뉘앙스의 글이었다. 그런데 그 글에 달린 댓글을 이제야 이해하고 마음에 와 닿았다. 지금은 유명한 작가가 되시고 책방까지 운영하시는 선배님이 "너를 위해 사는 거야."라고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그 당시에는 그 말이 조금 낯간지럽고 형식적으로 느껴졌는데, 30살을 앞두고 있는 현재, 세상에 치이는 요즘, 이제야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와 닿는다. 글을 쓰면서 그 댓글을 상기하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울렁거린다.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니 나를 위해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준비해야겠다.
아, 당장 일을 마무리짓겠다는 것은 아니고.
언젠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 나의 이 일도 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마무리가 조금이나마 더 아름답길 바라며.
지금 마무리하고 들어갈 순 없지만, 그래도 좀 열심히 해봐야겠다.
역시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대표는 처음인지라 익숙하지 않아.
(솔직히 나도 월급 받고 상여금 받고 싶어 소곤소곤)
2020.09.23(수) 영상 편집 수정 세 개를 끝나고 교육자료를 만들기 귀찮아서 브런치에 들어온 오전 12시 3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