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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Jun 10. 2022

Us가 아닌 them을 말하는 퀴어예술잡지

매거진 <them> 연혜원 기획자 인터뷰

긴 가뭄 끝에 반가운 비가 내리고 나서 하늘을 보면 고운 무지개가 떠 있습니다. 6월은 세계인의 마음에도 무지개를 띄우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이기도 한데요. 바로 성소수자(LGBTQ+)의 인권을 지지하고 자긍심을 기리는 주간입니다. 올해로 53주년을 맞은 프라이드 먼스가 돌아오면 전 세계 각지에서 퀴어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고, 활동가들과 예술가들이 다양한 창작 활동으로 연대와 지지를 선언하기도 하죠. 그간 텀블벅에서도 많은 창작자들이 성소수자 또는 퀴어를 주제로 다채롭고, 감각적이고, 때로는 뭉클한 프로젝트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작년 6월에 세상에 나온 매거진 <them>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해요. 문화·예술계의 LGBTQ+ 신예 창작자들을 소개하고, 쉽게 분류될 수 없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조명하는 매거진 <them>의 연혜원 기획자를 만났습니다. 필진 섭외부터 실험적인 디자인, 기고자의 안전을 위한 노력까지… 현재 퀴어 예술 매거진을 만들며 드는 생각과 고민,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잡지의 ‘잡(雑)’은 퀴어와 닮았습니다. 그만큼 퀴어는 얽히고 설켜 있는 다종다양함입니다.”


Interview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타자인지 알면서도

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them>을 창간한 계기는 무엇인지?

매거진 <them>은 기획진 세 명(연혜원, 최명휘, 황윤하)과 디자인 팀(Yin Yang)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창간호를 기획한 건 나와 최명휘다. 우리는 둘 다 예술 비전공자이지만, 퀴어를 주제로 예술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둘 다 팀에서 아카이빙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최명휘는 [여성, 괴물 아카이브팀]에서 드랙* 퍼포머 인터뷰 작업을 하고 있었고, 나는 서울퀴어세제션에서 전시를 기획하며 도록 작업을 하고 있었다. 퀴어 매거진 <DUIRO> 창간인인 도진 씨가 돌아가시면서 매거진 발행이 안타깝게 멈춘 걸 보며, 퀴어와 퀴어의 작업을 기록하는 데에 힘을 더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카이빙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명휘와 함께 퀴어 매거진을 만들기로 했다.


*드랙: 성별 고정관념을 비틀어 패러디하는 문화를 ‘드랙'이라고 한다.


누구에게 닿기를 바라며 기획했나?

웹진 pong , Zineseminar 등 많은 예술 잡지들이 전문성 있는 필자들의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웹진들이다. 그런데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술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매거진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비전공자이지만 매거진을 만들고 예술을 한다. 내게 예술은 나의 퀴어 정체성을 표현하고, 기존의 체제에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진지한 주제들을 어떻게 재밌게 읽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them>의 예상 독자를 일반 대중으로 잡았고, 주석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디자인이 예뻐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아트디렉터가 꼭 필요했고, 황윤하라는 친구가 합류했다. 회화 작업을 하는 타투이스트 친구인데 이 친구도 퀴어페미니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them’이라는 제목은 어떻게 정해졌나? ‘우리’보다는 ‘타인’을 가리키는 단어라는 느낌이 있어서 의외였다.

제목 정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익숙한 단어지만 의외로 퀴어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them’은 ‘게이 앤섬(gay anthem)’이라는 개념을 공부하다가 떠오른 이름이다. 쉽게 말하자면 게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노래들, 그래서 게이들 사이에서 퀸으로 여겨지고 유명한 팝스타들의 계보를 게이 앤섬이라고 하는데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뜻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너무 좋은 거다. 이만큼 좋은 단어가 없을까 하다가 ‘them’을 떠올렸다.


많은 이들이 ‘공감’이 가장 좋은 사회 운동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타자인지 알면서도 동시에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얼마나 다른지 인정하는 의미를 뜻하면서도 타인이라는 차가운 느낌은 안 들었으면 했다. ‘them’은 각기 다른 우리가 연대할 수 있다는 굉장히 따뜻한 시선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구체적인 곳에 변화가 있다”라는 매거진 모토와도 잘 어울렸다.


뿐만 아니라 서구권에서는 ’they’라는 3인칭이 퀴어를 지칭하는 새로운 인칭대명사로서 많이 알려져 있다. 일차적으로 ‘they’보다 ‘them’이 입에 더 달라붙고 <them>이후로 ‘예술하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인칭대명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했다. 제시했을 때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국내에서 퀴어라고 하면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정도를 많이들 떠올리는데 <them>에는 논바이너리, 젠더밴딩, 폴리아모리 등 다양한 정체성 또는 수행양식이 담겨있다. 성적 정체성 외에도 비건, 식이장애 등 더 다양한 퀴어 주체를 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는지?

맞다. 최우선으로 섭외해야겠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의식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정체성으로도 동일한 집단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호에서는 ‘찐레즈비언에 대한 설문’, 2호에는 ‘레즈비언이라 이것까지 해봤다’ 등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넣었는데, 레즈비언 하나의 정체성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충돌 지점이 존재하는지 담고 싶었다.


퀴어 연극을 주제로 한 창간호 ‘burn’ them
퀴어 영화를 주제로 한 2호 ‘eat’ them


잡지의 ‘잡(雑)’은 퀴어와 닮았다


왜 종이 잡지라는 형식을 선택했나?

온라인으로 글을 읽을 때와 종이책으로 소장해서 읽는 것의 느낌은 굉장히 다르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기획자의 성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매거진은 종이책으로 읽혔으면 했다. 촉감으로 만지고, 한 장 한 장 펴보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묵직한 물성을 마주하면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가 다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욕심을 내더라도 꼭 만져볼 수 있는 종이책을 만들고 싶었다. 소장 가치 있는 매거진을 만들기 위해 매거진 제목, 필자 섭외, 방향성, 디자인 컨셉 논의 등 거의 6개월 동안 회의만 했을 정도로 기획에 공을 들였다.  


많은 퀴어 잡지들이 있었는데, <them>만의 포커스가 있다면?

지금까지 <버디>, <DUIRO> 등 지금까지 많은 퀴어 잡지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며 대중 인식 변화에 기여해 왔다. <them>도 그에 더해 새로운 기여를 하고 싶었다. <them>은 특히 퀴어라는 단어를 추상적인 의미로 쓰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속의 사람 한 명 한 명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서 실명으로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이 사진을 함께 담았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운동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커밍아웃해 본 이야기, 커밍아웃을 다룬 영화, 커밍아웃을 다룬 영화를 고민하는 감독의 이야기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줬을 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표지 디자인도 독특하고, 90도로 기울기어진 글이라던지 책 속의 책 같은 연출 등 내지에도 실험적인 요소가 많다. 편집 디자인에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디자인을 담당한 [Yin Yang]은 요즘 활발하게 작업하고 계신 여성 세 분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디자인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 만큼 디자이너분들의 의견이 곧 기획의 일부다. 1부는 연극, 2부는 영화라는 주제였고 그것에 대한 이미지는 디자이너 팀의 손에 맡겼다. 1부는 창간호라는 의미에서 ‘burn’이라는 주제로 한 호의 전체 디자인이 정해졌다. 2부는 퀴어 콘텐츠를 폭식한다는 뜻에서 ‘eat’으로 정했다.


90도 기울어진 디자인은 디자인 팀이 원고를 보고 떠올린 것이다. 긴 호흡으로 쓴 글이 아니고 단편적으로 에피소드로 나눠서 쓴 글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글의 내용은 논바이너리 10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데 정체성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광고 같은 경우는 기고 글과 분리되면서도 하나의 개별적인 글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게 관건이었다.



퀴어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보다

퀴어인 사람의 이야기를


문화예술계 신진 퀴어 창작자들을 주로 소개한다. 인터뷰이나 필자 선정에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필자를 선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단 내가 사람들에게 관심이 정말 많다. 어떤 작품을 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각 스텝들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궁금하다. SNS 계정 또한 다른 창작자들과 소통하고 연결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데 자꾸, ‘이 분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고 싶은데’ 하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긴다.(웃음)

선정 기준이 있었다면, 기존에 유명하지 않더라도 좋은 사람들로 선정할 수 있었으면 했다. 작업 결과물이 뛰어난 사람보다 작업 과정에서 자기 가치관을 잘 반영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거 같다. 그리고 매거진에 실린 삶을 몸소 살고 있어야 했다. 전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으면서 ‘주제가 흥미로우니까 한번 써봐야지’가 아니라, 삶에서 우러나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했다.  


질병을 주제로 한 ‘쟤’님의 글을 소중하게 읽었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찾은 걸까? 아니면 싣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린 뒤 취재를 하는 편인가?

them 매거진은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쟤’님은 트위터에서 알게 됐다. 덕질의 묘미는…좋아하는 걸로 사람들이 만나면 금방 친해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덕질 얘기만 하다가 일상까지 공유하는 사람들은 정말 소수만 남는데 쟤님이 그런 경우였다. 쟤님도 문화기획자로 질병 서사를 주제로 연극을 했었다. 처음 기고를 부탁드릴 때는 ‘질병 서사’를 주제로 부탁드리지 않고, 그냥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 달라고 했었다. 필자든 인터뷰이든 가장 큰 우선순위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다. 섭외 시 보통 소재를 엄청 넓게 드리고 같이 대화를 하다가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소재를 정한다.


강상우 감독과 박정도님의 인터뷰도 일반적인 비평 대담이 아니라 영화를 애정하는 관객과의 대화처럼 느껴져 더 공감이 가고 신선했다.

먼저 인터뷰이로 강상우 감독님을 제안했었던 건 영화협동조합에 있던 ‘최명휘’다. 인터뷰어는 다른 분들도 많이 거론됐었는데 퀴어, 페미니즘, 미투운동에 대해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어야 했다. 박정도님이 우리의 기준에 딱 부합하는 분이었다. 그래서 질문지도 전부 믿고 맡겼다. 어떤 면에서 인터뷰를 안 해봤던 사람들이 하는 질문은 아무래도 되게 미시적이고 세세한데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다. 그래서 인터뷰 전문가가 아닌 팬에게 맡겼다. 아니, 사실 팬이라는 건 누구보다 전문가다.  


정인혁 감독 인터뷰에 이런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왜 이성애 영화를 찍나요’라는 질문은 없는데 ‘왜 퀴어 영화를 찍나요'라는 질문은 너무 많이 받는다는 것. 그렇다면 ‘왜 퀴어 OO인가’라는 질문은 불필요한 질문일까?

정인혁 감독도 답했는데, 뉘앙스에 따라 불필요한 질문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꼭 필요한 질문이다. 예전에 ‘너는 가능성이 많은 사람인데, 퀴어라는 주제에만 함몰돼있는 거 같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일을 계기로 더욱 퀴어라는 주제는 왜 가능성의 주제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퀴어 말고도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지만 퀴어를 경유하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다. 퀴어라는 주제가 얼마나 큰 가능성이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로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런 말을 쏟아내고 싶다. 그래서 다양한 형식을 활용할 수 있는 잡지가 적절하게 느껴졌다.  


퀴어 예술 잡지로서 느껴지는 커뮤니티 내 기대치나 대표성에 대한 압박 같은 것은 없는지?

이 잡지를 만들 때 퀴어 커뮤니티로부터 영향과 영감 모두 많이 받았다. 하지만 다른 퀴어 컨텐츠도 많기 때문에 압박은 없는 거 같다. 이렇게 매거진을 만들 수 있다는 건, 동시대 퀴어 예술가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them>을 처음 만들 때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점점 창작자들을 알면 알수록 그런 압박감이 덜한 거 같다. 누군가를 대표하려는 건 경계한다. 대표성을 따지게 되면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 고민할 때

후원이라는 수단이 있는 사회


텀블벅 펀딩으로 1, 2호를 출판한 이유는?

예전부터 텀블벅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들이 워낙 많았고 화제가 됐기 때문에 내게는 이미 너무 익숙한 매체였다. 어느 순간부터 후원자를 모집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매체로 느껴졌고, 이전에 도록 펀딩을 올렸을 때도 프로젝트를 여는 과정이 편리하게 느껴졌다. 페미니즘, 비거니즘, 소수자 이슈를 다룬 프로젝트가 이미 많이 올라와 있었고, 그만큼 프로젝트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다른 데 올렸을 때보다 홍보도 더 효과적으로 느껴졌다.  


1호 스폐셜 리워드로 2호 광고권이 제공됐다. 해당 리워드를 통해 2호에 실린 육일봉 광고


박효선(메릴 스트립 프로젝트) 감독, 한국퀴어영화제, 네온밀크 등 텀블벅 펀딩을 했던 창작자도 많이 등장한다. 창작자, 특히 퀴어 창작자에게 펀딩이라는 방식이 특별한 의미를 가질까?

‘퀴어라서 후원한다’는 말이 정말 소중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퀴어팔이 하냐?”, “소수자팔이하냐?” 라고. 하지만 소수자들에게는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이 너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선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격이나 퀄리티, 소위 말하는 ‘가성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단지 이런 게 세상에 꼭 필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경제적인 이점이 없더라도 돈을 내고 기여할 수 있다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간이라도 반자본주의적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제는 사회에 꼭 필요한 주제이고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인데, 단지 자원이 없을 때 가장 익숙하고 좋은 방식이 '텀블벅'이다.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 고민할 때, 후원이라는 수단이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닐까? 그런 수단이 있다는 걸 모르면 아예 시작할 생각도 못 할 수 있다. 퀴어 창작자들에게 텀블벅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편집부에 전달된 인상깊은 후기나 의견이 있었다면?

SNS를 통해 피드백을 받았다. “어떻게 그렇게 이미 알려진 필자가 아닌 사람들을 섭외할 생각을 했냐, 그렇게 하기를 너무 잘한 거 같다”라는 피드백이 많았다. 또 좋았던 피드백은 자기가 운영하는 가게에 놓고 싶다는 분이었다. 그분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겠다 싶어 좋았다. 해외에서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도 왔다.


또 ‘나중에 참여하고 싶다’는 다른 창작자들의 피드백을 받았을 때, <them>은 어떤 이유에서든 당신의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으려 힘쓴다는 점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감동이었다.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그만큼 우리의 매체를 안전하다고 믿어주는구나 싶어서 기뻤다.


2호까지 제작하고 전달한 지금, <them>의 계획이나 고민은 무엇인가.

지금은 휴식기인데, 3호가 아마 겨울부터 기획돼서 나올 거긴 하다. 매거진이 생각보다 큰 작업이더라. 인쇄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가 아무래도 가장 큰 고민이다. 앞의 두 권은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무리 없이 제작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함께 매거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착취하지 않고 오래 오래 일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누군가 쉬고 싶다고 할 때 쉴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3호는 문학을 주제로 생각하고 있다.


6월 프라이드 먼스를 맞아 퀴어 독자들 또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도 그렇고 여러모로 위축되어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 그래서 더 연결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매체가 잡지라고 생각해서 잡지를 만들고 있다.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우리가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매거진 <them>과 함께 할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독자로서도 환영한다. 현재 <them>은 이후북스, 고스트북스, 더폴락 등에 입고되어 있고, 해외에는 일본에 론리니스북스(도쿄에 있는 퀴어서점)에 입고되어 있다. 우연히 만나게 되면 반가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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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규, 홍비

편집 홍비

디자인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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