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와 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경치를 한참 즐기고 나서 우리는 다른 곳으로도 가보기로 했다.
워낙 넓은 곳이라 한 국립공원 안에 다양한 지형이 있기에 조금만 이동해도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두 번째로 이동 한 곳은 석양과 일출로 유명한 Zabriskie point였다.
넓게 펼쳐진 돌산이 마치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모래가 쌓이고 굳어진 돌 산이라 황량하지만 각 레이어들이 부드러운 선이 된 채 차가운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 알갱이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굳을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트래킹 길을 보면서 다음에 오면 이곳을 꼭 걸어보자고 하였다.
데스벨리를 감싸고 있는 산 뒤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며 우리는 숙소에 왔다. (미국의 장점 중 하나는 공기가 맑아서 해 질 녘의 아름다움을 잘 즐길 수 있다.)
숙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한 후, 별을 보기로 했다.
날씨 앱을 켜보니 내일부터는 밤에도 구름이 많이 낀다고 하네?! 출발할 때부터 생각했던 별 보기는 오늘 아니면 어려울 것 같았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옷을 껴입고 근처 spot으로 갔다. 데스벨리는 분지에다 건물도 거의 없기에 날씨만 맑으면 탁 트인 하늘에서 별을 아주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깜깜한 곳에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가족들이 몇몇 있었다.
주차장에서 좀 떨어져서 안쪽으로 걸으며 사람들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중요! 너무 어둡고 깜깜하니 길을 잃지 않게 꼭 길을 외워 둬야 한다. 길을 외우는 방법으로는 주변 지형을 살피는 것도 있지만 어두워서 주변이 아무것도 안 보이고 주변을 둘러봐도 그저 넓은 공터이니 애플워치나 나침반 같이 방향을 되짚을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더욱 좋다. 주차장을 base camp처럼 중심을 잡고 걸으면 되고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일반 사람들은 모두 떠나서 주차장도 어두워지니 사람 없는 곳으로 간다고 너무 멀리까지 가지 않는 게 좋다.
하늘을 보자 쏟아지는 별들과 은하수! (은하수 모양으로 보아 새벽에 왔으면 더 진하고 풍성한 은하수를 볼 수 있었지만) 그때는 일어나기 힘들 것 같기에 지금 보이는 은하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간간히 떨어지는 별똥별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한껏 고양시켰다.
정말 깜깜하고 날이 얼마나 맑았던지 맨 눈으로 안드로메다 위치와 목성과 오리온자리의 성운도 보였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가만히 두자 별들이 선명하게 찍혔다.
보통 데스벨리에서 4,5월과 10, 11월을 별을 관찰하기 최적의 시기로 추천한다. 여러분도 꼭 가보시길!
하루 종일 차를 타고 달린 탓에 피곤해서 일찍 잠들까 고민했었는데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얻은 밤하늘이었다.
저 별은 무슨 별자리고 저건 성운이고… 아이들과 별 찾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별똥별에게 소원을 빌겠다며 열심히 하늘을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일교차가 커서 밤이 될수록 차갑게 식어가는 땅이 느껴졌다.
우리는 오들오들 떨다가 결국 차로 돌아왔는데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는지 그 많던 차들이 다 사라져 있고 우리 차와 다른 차 한 대만 덩그러니 있었다.
우리는 곧바로 숙소로 와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내일도 즐거운 여행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