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25
강원도에 대설특보가 내려졌을때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속초 쏘라노에 워터파크와 숙소 할인 티켓 때문이었다.
가는 길에 도로는 눈이 하나도 없었다. 강원도는 역시 눈에 준비가 철저하구나. 슈가파우더처럼 쌓인 눈이 인도에 내 허리까지 치워져 있었다. 감기와 폭설로 사진은 이것뿐이다.
새하얀 여백처럼 흰눈이 내린 산.
설경이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는다. 남편은 그간의 말못할 힘든 일들을 소주와 설경으로 씻어내는 것 같았다.
하얀 휘핑크림 같은 눈. 너무나 잘 치워져있어서. 그 하얀 벽이 기억난다.
동네 북한산 설경.
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직접 본 광활한 풍경은 납작한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눈. 하얀 여백. 그 청량한 빛을 기억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폭설이 내린 속초는 정원대보름 축제로 쥐불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불덩이를 돌리고 보았던 기억. 원초적인 과거를 우리는 언제든 그리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