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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로디 옹그 Mar 29. 2022

전시 <중간계 : 생-산> 나가며(5)

기획자의 참여예술가 작품 곱씹기 "남상봉 작곡가"

답십리 이랜드 (구)패션사옥 공간에서 지난 2022년 2월 3일에서 3월 2일까지 진행되었던 <중간계 : 생-산>전시에 출품했던 남상봉 작곡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써내려간 글입니다.




세상의 깨움


중간계가 열린다. 음악이 들린다. Awaken! 세상을 깨우는 음악으로 관객을 중간계로 안내한다. 우리는 어디에 도착해있는가. 


실재 세계에서 무엇이 증식하고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밀레니엄을 겪은 후 인류는 기술 진보로 세계 참여자가 확장되면서 인간 스스로의 존재와 위상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한다. 이미 2005년에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 중심의 기술혁명으로 도래할 인간세계를 예측한다. GNR(Genetics, Nanotechnology, Robotics) 혁명 진화단계에서 제5기인 ‘기술과 인간 지능의 융합이 일어나는 세계’ 바로 지금은 제6기인 ‘인간적 지능이 물질과 에너지에 스며들어 “우주가 깨어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인간적 지능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고 예술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기계가 인간적 접근을 시작하면서 예술분야도 기계 스스로 참여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음악 작곡가 남상봉은 이에 주목을 하면서 인공지능을 통한 음악 학습에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번 작업은 AI 기술을 활용한 연구의 첫 결과물로서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진 음악 ‘Awaken’을 인공지능 신경 네트워크가 배워서 한 곡에 대한 번식활동으로서 다른 곡을 생산해낸다.      


기획자는 묻는 다. ‘작곡가님, 그럼 작곡자가 둘이 되는 건가요?’ 작곡가는 답해준다. ‘아니요.’ 단호하다. 우리는 기계의 예술적 참여를 어떻게 수용해야할까. 부정의 답변에 이유는 작곡에 대한 분명한 저작권이다. 그렇다면 음악을 번식해 낸 이것을 무엇이라 할 수 있는가? 기술과 인간 지능의 융합이 일어나면서 인간은 무엇을 제어해야할 것인가? 무엇에 있어 고유 자유를 가져갈 수 있을 까. 세상을 깨운다. 은폐되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세상의 작동원리에 호기심과 질문으로 사유하려는 인류는 다른 세상으로 진입 중이다.  


남상봉 Sangbong NAM/Awaken_Reproduction/Sound Installation/빛, 스피커를 활용한 가변 규모/2022/사진 강민정


참여예술가 남상봉 인터뷰  https://youtu.be/9y_cyL-oc4A


<중간계 : 생-산> 연계 토론 프로그램에서 아도르노 전문가 문광훈 교수님께서 예술은 ‘비존재자의 상기’라고 언급한 적이 있지 않은가. 예술의 할 일로서 아직 훼손되지 않은 삶을 복구한다는 관점이었지만 단어 자체를 전시의 일로 빗대어 이 개념을 소환하여 음미해보자. 삶의 미훼손지를 발굴하는 예술의 유의미한 일거리로서 전시야 말로 전미래적 신체를 염두하며 상상력을 동원하는 일이다. 잠재적 세계를 등장시키게 하는 일거리. 생-산의 산파. 어디로 더 흐를 지 모르는 신작의 흐름을 살리기 위해 정의 짓기를 금기시 하는 기획자의 이번 전–시– 끝. 


‘중간계’에서 나온다.


내 신체는 여기서 무엇을 하였나. 예술가들은 무엇을 생-산했는가? 지각불가능한 세계와 실재 세계는 어떤 관계인가? 정보로 가득한 현실세계는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가? 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어떤 존재방식을 취하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사유할 수 있는가? 과학으로 증빙되고 기술로 해명된 현실세계는 사실을 전제하는 가? 해석은 인류세와 예술사에 어떤 관여를 하였는가? 예술이 운명 지어지는 곳은 무엇이 거주하는가? 신비와 진리는 어떤 관계인가? 진실이 곧 진리인가? 감각하는 것에 매달려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가? 인간은 신체 활동을 모두 감각하는가? 신체는 어떤 힘의 논리로 활동하는 가? 답을 내리기 애매한(obscure) 질문들이 산재해 있다. 탈주하는 또 다른 여정.. 


+ 큐레이터 홍희진 인터뷰 https://youtu.be/IUCSPy_ck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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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한 공간VR 아카이브 전시

https://my.matterport.com/show/?m=bf3ftMJCf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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