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리뷰
아슬레와 알리다는 벼리빈의 거리를 배회한다. 그들은 부부이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다. 알리다는 임신까지 한 상태다. 이들은 가난하고, 사는 집에서도 쫓겨났다. 가지고 있는 거라곤 아슬레의 아버지 시그발이 남겨준 바이올린과 작은 가방뿐이다. 아버지 시슬레는 연주자였기 때문에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아슬레는 여종인 알리다를 만나 사랑했다. 이들을 거두어준 아버지 시그발이 죽고, 더 이상 마을에서 살기 힘들어진 이들은 새로운 거리로 나섰지만, 다들 이들을 배척한다. 비가 내리고 너무 추워진 거리에서 밤을 새울 수 없어, 아슬레와 알리다는 한 노파의 집에 억지로 들어간다. 그리고 알리다는 거기서 아이를 낳는다. 아슬레는 산파를 찾아나서서 겨우 먼 거리에 있는 산파를 찾았는데, 산파가 말한다. 지금 지내고 있는 곳이 산파의 집인데, 산파는 어디를 갔느냐고? 이들은 아이의 이름을 시그발이라 짓는다.
“그는 터질 것 같은 슬픔을 몰아내고 싶고, 그 슬픔을 가볍게 만들고 싶다, 가볍게 만들고 들어 올려 무게가 없는 것처럼 둥둥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
아슬레는 이제 자신을 올라브라고 부른다. 벼리빈에서 이것저것 일을 하며 지내는 올라브에게 한 노인이 따라붙는다. 이 노인은 올라브를 아슬레라고 부른다. 아슬레가 지나간 곳에는 사람이 모두 죽었다고… 이들의 떠나온 고향에서는, 이들이 살던 집의 주인이 죽고, 알리다의 엄마가 죽고, 이곳에서는 산파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맥주를 사달라고 한다. 올라브(아슬레)는 노인을 무시하고, 올리다에게 줄 아름다운 팔찌를 산다. 맥주를 얻어 먹지 못한 노인은 아슬레를 고발하고, 아슬레는 벼리빈의 거리에서 목매달려 죽고 만다.
알리다는 아슬레를 찾아나서고, 벼리빈에서 오슬레이트라는 나이든 남자를 만난다. 오슬레이트는 알리다에게 아슬레가 목매달려 죽었다고 알려주고, 알리다에게 자신의 집에서 여종으로 살라고 제안한다. 알리다는 여전히 아슬레가 살아 있을 거라고 말하고, 환상 속에서 그를 본다. 그리고 어디선가 팔찌를 발견하고 그것이 아슬레의 선물임을 알게 된다. 아들 시그발은 장성하고, 알리다는 오슬레이트와의 사이에 딸을 낳는다. 그리고 어느날 환상 속에서 아슬레가 나타나고, 그의 연주를 듣는다.
욘 포세는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다. 호기심에 읽었는데, 스토리와 문장이 매우 환상적이다. 보통 환상적이라고 하면 큰 칭찬이겠지만, 이것은 구체적이거나 실제적이지 않다는, 단어 그대로의 뜻이라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스토리도 두 명의 이야기를 해 나가지만, 실제와 환상이 섞여 있어서 장소와 시간을 뛰어넘고, 심지어는 생과 사를 뛰어넘어 인물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그리고 문장이 거의 쉼표로만 이루어져 있고 끝나지 않는다. 모든 말과 대화는 서로 이어져 있다. 그렇다고 읽기 힘든 건 아니지만, 모든 것이 모호하게 연결돼 있다. 스토리와 구성이 딱 맞으니 좋은 책이라고 해야 할까? 하수는 잘 모르겠다.
PS. 머릿속으로 아슬레가 바이올린을 켜는 그림을 그리려고 헸는데 뭐에 씌었는지 기타를 치는 그림을 그렸다. 귀찮아서 다시 그리지 않기로 했다.
#욘 포세 #3부작 #내맘대로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