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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상 Feb 02. 2024

양이 많으면 가치가 없어지는가

내 맘대로 리뷰

[수확자] 닐 셔스터먼


수확자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 세계는 '선더헤드'라는 인공지능이 관리한다.

선더헤드는 인간의 지능을 이미 뛰어넘었고,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발전했다.

선더헤드에는 선과 악이 없다. 임무대로 인간 세상을 잘 관리한다.

선더헤드 덕분에 모든 인간에는 나노기라는 기계가 심어졌고, 나노기가 인간의 고통과 생명까지 모두 '관리'한다. 인간은 이론적으로 영생이 가능하게 되었다. 어떤 사고를 당해도 선더헤드가 이를 살려내 치려하며, 기본적으로는 사고 자체가 나지 않도록 관리한다.

다만 선더헤드가 관리할 수 있는 인구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구수를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수확자라는 존재가 생겼다. 수확자는 합법적으로 인간을 살해할 수 있고, 선더헤드는 수확자가 살해한 사람은 되살리지 않는다.

그래서 수확자에게는 오히려 대단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자신의 감정이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마치 스스로가 '자연'인 것처럼, 세상에 존재해야 하고, 자연사인 듯 사람을 죽여야 한다. 

여기서는 살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수확'한다.


이 책은 수확자라는 존재를 매우 그럴듯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들의 사회와 운영 방식. 그리고 도덕적 딜레마까지.


스토리와 별개로 난 이 책을 보면서, 수확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 종종 빠져들었다.

죽음이 매우 드물어진 세계에서 수확이란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다. 수확이란 결국 의도된 죽음이므로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나는 모든 죽음을 이렇게 의미 있게 보고 있을까? 매일 교통사고가 나고, 화재가 나고, 산재가 일어나 사람이 죽는 뉴스가 나온다. 어디는 전쟁으로 매일 몇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뉴스 또한 나온다. 

나는 뉴스를 보며, 그들을 숫자 이상으로 보지 않는 듯하다.

죽음이 흔하다고 하여 의미 없지는 않을 텐데....  

하나의 죽음은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것이란 걸, 소설을 읽는 내가 아니라 위정자들이 좀 깨달았으면 좋겠다.


[수확자]는 총 세 권이라 1권까지의 평만 하자면 별 3개 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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