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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상 Jan 19. 2024

이, 공간

내 맘대로 리뷰

크로노토피아는 조영주 작가의 타임리프 소설이다.

소원이라는 소년이(처음에는 소녀인 줄) 제대로 된 삶을 찾고자 계속, 여러 가지 삶을 살아간다.

처음 소원은 부모(정확히는 모)에게 학대받는 아이였다. 

아홉 살이지만, 다섯 살의 체구밖에 안 되는 아이다.

엄마라는 사람은 화장실에 아이를 가둬놓고, 빵 봉지 하나 던져주고 나서 일주일을 밖에서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다.

소원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특별한 순서로 누르는 과정을 통해 이세계로 간다.

그곳은 이세계이면서 다른 시간대다. 다른 시간 대에 살다가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이 되면 다시 타임리프를 한다. 이곳에서 자신의 엄마를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곳의 엄마는 소원 덕분에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게 되는 엄마다. 모든 것이 행복한 순간임에도 특별한 시간이 되면 또 타임리프를 해야 한다.

수십 가지 삶을 살며, 소원은 자신의 가치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난 이 책에서 '공간'을 주목했다.

사건이 일어나는 많은 계기가 아파트 그리고 엘리베이터와 관련 있다.

크로노토피아는 '자유로운 시공간'을 뜻한다고 하는데, 

시간은 자유롭지만, 주인공 소원은 아파트라는 공간에 갇혀 있다. 

아파트는 어쩌면 획일화된 삶의 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현대의 상징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간대를 가더라도 획일화된 삶의 방식을 벗어날 수 없는, 우리를 말하는 것일까?


갑자기 '혹시 나도 타임리프에 빠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다른 날이라고 생각하며 아침에 일어나지만, 어제의 결심과는 다르게 그저 획일적인 삶을 살아낸다.

그러면서 내일은 또 다른 날이 오겠지, 하며 잠이라는 이세계로 통하는 문에 들어간다.

이건 분명 타임리프다. 

어제도 이렇게 살았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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